명분제시는 최소한의 예의다.

2012-02-16     김인호 기자
정상혁 군수가 이달 초 민주통합당에 입당했다. 2010 지방선거를 수개월 앞두고 전격 입당해 당선의 선물을 안겨준 자유선진당에서 뛰어나온 지 4개월 만에 민주통합당에 몸을 의탁했다.
무소속에서 갑작스런 그의 입당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 지 지역정가는 주목하고 있다. 그의 입당이 향후 4.11총선과 대선, 2014년 지방선거 등에 크건 작건 영향을 미칠 것은 자명하기 때문이다. 민주당통합당 입당은 부인하든 우선 총선에서 이재한 국회의원 예비후보의 사람으로 간주된다. 또 차기 지방선거 공천을 생각한다면 책임감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공무원과 사업가에서 선출직으로 전환한 정 군수는 정치 입문 10여 년 동안 한나라당, 무소속, 한나라당, 자유선진당을 거쳐 이제는 민주통합당의 일원이 됐다.
한나라당에서 첫 선출직에 도전해 도의원을 꿰차는 단맛도 봤지만 2006년 사무착오로 한나라당 군수후보 경선에서 이탈하는 아픔과 2010년 지방선거를 2~3개월 남기고 심규철 당시 한나라당 지역구위원장으로부터 공천에서 외면당하는 깊은 상처도 입었다.
정 군수는 이후 자유선진당 소속이었던 이용희 의원과 인연이 맞아 2010년 지방선거에서 선진당 소방수로 나서 군수에 당선된다. 하지만 지난해 9월 선진당을 저버리고 총선을 두 달 앞둔 올 2월 민주통합당으로 옮겼다.
항간에는 이당 저당 옮겨 다닌 점을 두고 철새라고들 비난하면서 민주통합당 입당 배경에 궁금증을 던지고 있다. 정 군수의 민주통합당 입당은 여러 추축을 낳고 있다. 크게 지역을 위해 입당했을 것이라는 것과 자신의 이해득실에 따라 정당을 선택했을 것이란 추정이다. 또 이 의원의 도움으로 당선된 정 군수가 신의를 저버리기 힘들었을 것으로도 보고 있다.
한편으로 본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지인조차 모르게 입당할 만큼 말 못할 사연이 있는 것은 아닌지 여러 추측이 나온다. 이러한 추정들이 나오는 이유는 보은군의 수장인 그의 역할이 크고 기대하는 바가 크기 때문일 것이다.
군민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선진당 소속의 정상혁 후보를 선택했다. 하지만 정당은 그리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군민은 당보다 민심과 소통하고 호흡하는 지도자를 더 좋아한다. 대게 먹고 사는 문제와 사람 됨됨이와 행태를 중시하지 보수든 진보든 여든 야든 크게 개의치 않는다.
이런 점에서 정 군수는 민주통합당으로 이전하기에 앞서 지역정서를 읽고 여론을 수렴하는 액션이라도 취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여하튼 당 선택은 정 군수가 했다. 선진당이나 무소속으로 있을 때보다 그 이상의 가치와 정책으로 군 전체를 묶는 지도력을 보여줘야 군민의 신뢰와 지지도 받을 수 있다.
뜻을 펼치기 위해 필히 선거란 과정을 거쳐야 한다면 정당을 선택하고 기타 연대를 시도하는 것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고 공감한다. 하지만 명분도 내놓지 않은 채 어느 날 갑자기 정당에 가입했다고 귀동냥이나 민주통합당 발 언로보도 등을 통해 소식을 접하게 만드는 것은 의도가 순수해도 그를 뽑아준 군민들에 대한 도리는 아니지 않을까 싶다.
때문에 먼저 입당 명분부터 내놓을 것을 제안한다. 그래야 정치연명이란 비난이나 억측 등을 차단하면서 군민들의 답답한 마음도 풀 수 있고 공인으로서 당당하고 떳떳해진다. 이후 정 군수의 이번 정당 선택이 군민을 위해 좋은 선택으로 평가되고 기능하기를 기대한다.
/김인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