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경쟁파트너는 누구

2012-02-02     김인호 기자
 4·11 총선(보은 옥천 영동 선거구)에서의 승부는 민주통합당 이재한 예비후보에 맞설 한나라당 공천에 따라 판이해질 수 있다. 현재까지 이 후보 외에 한나라당 공천을 희망하는 박덕흠 예비후보와 심규철 후보를 포함해 손만복 옥천발전연구소장 등 4명이 예비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 외에도 보은출신의 구천서 전 의원과 홍상표 전 청와대 홍보수석의 이름도 오르내렸지만 각각 청주 흥덕 출마와 불출마로 가닥을 잡았다. 남은 70일이란 짧은 선거시일이 뜻이 곧고 힘 있는 정당의 공천을 거머쥐어도 남부 3군 지역구에서의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점에서 이들의 출마실현성은 애초부터 희박했다. 손만복 예비후보도 얼마 전 민주통합당 입당을 신청했지만 취소됨에 따라 민주통합당 후보로는 이재한 지역위원장이 확정적이다. 따라서 총선은 민주통합당 이재한 대 ?(한나라당 심규철 또는 박덕흠 두 후보 중 한명)이거나 박덕흠, 심규철, 이재한 등 3파전으로 전개될 확률이 매우 높다. 한나라당 공천이 총선 승부의 최대 분수령이면서 한나라당 공천에 상관없이 3파전도 배제키 어려운 형국이다.
이들 3명이 동시에 출마할 경우 2명이 나선 한나라당이 일단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주MBC가 지난달 22일 발표한 충북지역 8개 선거구별 국회의원 후보 선호도 조사결과 남부3군은 한나라당 심규철 후보가 26.5%로 선두를 달렸다. 같은 당 박덕흠 후보는 23.0%로 2위를 차지, 한나라당 공천희망 후보들이 1,2위를 질주했다. 민주통합당 이 후보는 12.2%로 그 뒤를 쫓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월 15~16일 (주)코리아리서치가 충북지역 8개 선거구에서 각 300명씩 모두 2400명을 대상으로 전화조사. 선거구별 95% 신뢰수준에서 ±5.7%.)
이번 조사에서 나타났듯 지역정가에서는 3파전으로 전개될 경우 영동에서 단독으로 출마하는 심 후보의 우위를 적지 않게 예상한다. 이유는 옥천(5만4000명) 출신인 이 후보와 박 후보의 표가 옥천서 갈리고 후보를 못낸 보은(3만5000명)에서도 표가 한나라당과 민주통합당으로 분산된다. 그러나 수십 년 간 국회의원을 배출하지 못한 영동(5만명)에서는 내심 지역바람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심 전 의원이 유리한 입장으로 지역정가는 보고 있다. 그렇지만 심 전 의원은 지난 총선과 대선에서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앞서며 유리한 분위기를 타는 듯 했지만 막판 민주당에 역전패한 아픔이 있다. 이런 전철을 감안하면 이번 공천과 본선에서 안심할 수 있는 상황만은 못된다.
박 후보는 총선출마를 선언하는 자리에서 이 부분에 대해 “안타깝다. 여러 번 선거에서 패했음에도 당원들의 인내가 깊다. 인물이 바뀌어 승리하고 당원에게 기쁨과 희망을 주어야 된다는 생각”이라고 지역구를 택한 이유를 우회적으로 내비쳤다. 박 후보는 1년 남짓 짧은 기간 지역구를 누벼 주변에서 놀랄 정도로 당선 가능성을 가파르게 상승시켰다. 한나라당 조직력을 꽤 장악했으며 특히 한나라당 공천을 받을 경우 경쟁력 급상승으로 본선에서도 자신감에 차 있다. 국민경선을 심 전 의원에게 제안해놓은 이유기도 하다.
현재로선 한나라당 후보 선출이 경선이 될지 전략공천일지 미지수지만 여론조사에서 나타났듯 한나라당 공천은 참 어려운 상황인 것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주가를 한껏 올려놓은 두 주자의 선거연대가 쉽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한편에선 심 후보가 공천될 분위기면 박 후보는 기수를 돌려 출마를 예상하는 반면 박 후보가 공천되면 심 후보는 출마하지 않을 것이란 예단이 나온다. 또 공천에 상관없이 무조건 두 후보 모두 출마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란 관측도 적지 않다. 결국 한나라당 공천과정에 따라 2강 또는 3강전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한나라당의 후보조정은 표면상으로는 1플러스 1은 2가되지만 약이 될지 독으로 작용할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한나라당의 공천과 전략, 공천이후의 상황변화 등이 관심을 자아내는 이유다. 경쟁자인 이재한 후보는 누구를 경쟁파트너로 원할지 또는 현 3자 구도가 지속되길 바랄지 그 속마음 또한 궁금해지는 부분이기도 하다.
/김인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