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의 해- 언론에 바란다.

2012-01-19     최동철
요즘 언론의 보도행태를 지켜보면 참으로 가관이다.
보수, 진보 명분하에 언론 매체별로 마치 담합을 한 것처럼 특정 객관적 사건에 대해 논조가 상반된다. 독자들이 관심을 갖기에 충분한 사안도 자의적 판단에 의해 축소보도 되거나 아예 묵살되기 일쑤다. 자사 이기주의에 사로잡혀 감정 이입된 기사도 간혹 눈에 띤다.
언론의 ‘정론직필(正論直筆)’은 당연지사인데 사명감, 책임감은 온데간데없고 왜곡과 임의의 곡필(曲筆)로 춤을 춘다.

최소한 10여 년 전만 해도 이지경은 아니었다. 그 때의 언론매체는 신뢰성을 갖고 있었다. 갑론을박 하다가도 ‘신문에 실렸더라’하면 그것으로 결론이 났다.
예전에는 언론이 민중을 일깨우고 ‘참과 그름’을 명확하게 제시하는 선도적 역할을 했다. 일반 대중은 언론이 제시한 방향에 따라 희로애락을 함께 했고 이 나라를 이 만큼 발전시키는 동력이 됐다.

허나 지금은 민중의 가치관 정립은커녕 혼돈만을 가중시키고 있다. ‘참이 거짓인지, 거짓이 참인지’ 혼란의 도가니에 빠뜨려 버렸다. 언론마저 물질만능주의에 순응하다보니 기능을 망각해 버렸다. 그래서 ‘거짓의 참은 거짓이고, 참의 거짓 또한 거짓’인 것을 알리지 못한다. 도대체 어느 언론의 보도가 ‘참’인지 알 수가 없다. 대중은 헷갈린다.

이번 19대 총선에 출마할 한 예비후보자가 “부디 바라건 데 지역 언론은 선거보도를 가급적 안했으면 정말 고맙겠다.”고 하소연을 했다고 한다.
출마자들에 있어 언론의 선거보도는 당락을 결정짓는 변수역할을 하게 될 만큼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후보자가 언론의 동향을 살피고 관계를 돈독히 하는 것 등은 그러한 이유에서다. 그런데 정작 언론매체의 보도를 절실히 필요로 해야 할 후보자가 ‘지역 언론의 선거보도 자제’를 들먹인 것이다. 그는 ‘편파보도 일색’을 그 이유로 들었다고 한다.

언론의 선거보도에 있어 가장 중요시 되어야 할 항목은 공정성이다. 입신양명의 명운을 건 후보들이 당선을 위해 젖 먹던 힘까지 쏟아 붓고 있는 터에 언론이 불공정하게 기사를 다룬다면 보통 문제가 아니다. 특히 도시에 비해 생활반경이 좁고 인구도 적어 파급력이 큰 지역 언론의 선거보도가 편파적 성향을 띤다면 또한 보통 문제가 아니다.

물론 지역 언론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언론의 선거보도 관행이 아직도 언론중심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는 하다. 요즘도 일부 언론매체를 보면 각 정당이 발표하는 보도자료 내용 그대로를 받아쓰고 있다. 심할 경우는 원문과 토씨하나 다르지 않는데도 버젓이 기자이니셜이 붙어있다. 정당의 일부 자료는 상대당과 후보를 헐뜯는 마타도어식의 일방적 주장임에도 사실여부와 상관없이 그대로 독자에게 전달된다. 부끄러운 자화상이다.

언론의 선거보도와 관련한 원칙으로 보통 공정성과 계도성 두 가지를 꼽는다. 공정성은 어느 한쪽의 견해나 주장에 치우침이 없이 보도하거나 논평하는 것이다. 계도성은 적절한 정보를 제공해 주고 올바른 여론 형성에 이바지하는 것이다.
선거의 해, 언론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강조되는 중요한 해다. 공정보도를 추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