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담으로 본 눈(雪)

2011-12-29     추풍령기상대장 김승옥
“겨울 산이 울면 눈이 온다.”라는 속담이 있다. 겨울에 시베리아에서 고기압이 발달하여 우리나라로 확장해오면, 건조하고 강한 한기가 해상의 따뜻한 해수면을 지나면서 수증기를 공급받아 눈구름이 만들어진다. 이 눈구름이 강한 바람을 타고 내륙으로 들어오면서 눈이 내리게 된다. 특히, 높은 산이 있으면 바람이 불어 올라가는 사면에서는 지형적인 영향으로 많은 눈이 오게 된다. 강한 바람이 산을 넘으며 수목 등에서 진동음이 발생하는데, 이를 산이 운다고 표현한 것이다.

우리나라는 겨울철에 대륙고기압이 확장하거나 발달한 저기압이 통과할 때 많은 눈이 내린다. 추풍령기상대 관측에 의하면 최근 10년(2001~2010년) 동안 눈이 내려 5cm이상 쌓인 날은 18일로 평균적으로 1년에 1~2회 정도 많은 눈이 내렸다. 많은 눈이 내리면 도로 곳곳이 막히고, 건물, 비닐하우스, 축사 등이 붕괴되거나 농작물 피해를 입기도 한다. 지난 2010년 겨울에도 많은 눈으로 버스운행이 중단되고, 인삼 등 농작물 피해가 발생했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접하기도 했다.

“눈이 많이 오는 해는 풍년이 든다.” 는 속담이 있다. 이는 눈이 많이 오는 해는 눈이 보리를 덮어 보온 역할을 하기 때문에 동해(凍害)가 적어 보리가 잘 자라 풍년이 든다는 의미이다. 이 속담에서 보듯이 많은 눈이 나쁜 것만은 아니다. 최근에는 오히려 눈이 내리지 않아 스키장 운영에 어려움을 겪거나 지역의 눈꽃 축제가 취소되기도 하고, 겨우내 눈이 적게 오고 봄까지 강수량이 적으면 가뭄으로 고생을 하기도 한다.

이처럼 눈은 우리에게 이로움을 주기도 하지만 많은 피해를 주기도 한다. 따라서 눈으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미리 대비해, 피해를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