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추축제, 자만은 금물이다

2011-11-17     김인호 기자
대추축제가 끝 난지 한 달이 되어가지만 아직도 여운이 남는다. 개인적으로는 비록 나열식 취재에 불과했지만 예상보다 힘든 기간이었다. 특히 프로그램이 많은데다 속리축전과 병행되다보니 같은 시간대 상당수 취재가 겹쳤고 한정된 시간에 이곳저곳을 주마간산 격으로 다니려다보니 축제 음미는 뒤로하고 서두르다 오히려 혼동과 착오 속에 현장조차 가보지 못하는 낭패를 맛보기도 했다. 해서 축제에 대한 식견은 없지만 기억에서 잊기 전에 나름대로 정리해놓고 싶은 생각 중이었다.
이런 와중에 폐막이후 축제와 관련한 기사가 1면 머리기사로 나와 눈길을 끌었다. 충청투데이는 지난 7일자 보도에서 ‘고비용 저효율’이란 제하의 기사에서 충북지역의 축제에 대한 평가를 내놓았다. 이 신문은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는 65개국에서 3200여명의 작가가 참여한 국내 최대 규모의 미술행사로 42만 명의 관람객이 찾았지만 실제 유료관람객 수는 17만여 명에 그쳐 훌륭한 성적표는 아니라고 평가했다. 수익부분에서도 총 60억 원이 투입된 것에 비해 입장수입은 9억여 원으로 투입예산 대비 수익이 너무 적다고 지적했다.
반면 생명축제, 대추축제, 한방박람회는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국제적인 문화행사와 직접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청원생명축제는 입장료 5000원을 받아 이를 식음료나 농산물 상품권과 교환하는 방법 등으로 행사 10일 동안 유·무료 관람객 41만 명을 불러 모아 총예산 15억 원에 농특산물 등 30억여 원을 팔아 지역경제 활성화에 한 몫을 했다고 보도했다. 제천한방바이오박람회도 9억여 원의 예산을 들여 13만 명의 관람객을 끌어 들였다고 전했다. 특히 지역축제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평가한 대추축제는 8억 원의 예산으로 36만 명의 입장객, 45억 원의 농산물 판매 수익을 내 전국적인 벤치마킹 사례로 부상했다고 신문은 극찬했다.
외형적으로 보은대추축제는 성공작이다. 열흘(10월14~23일) 간 진행된 축제 및 연계행사 등에 총 13억 5570만원을 들여 45억 원의 농·특산물을 팔았고 지역홍보 등 유무형의 효과를 창출했으니 인구가 수십만 명인 이들 지역 이상으로 인구 3만 5000명에 불과한 보은군에서 대추축제동안 대추가 없어 못 팔 정도였다 하니 목적달성을 한 것만큼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게 됐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나온다. 평일 방문객을 불러들일 방안을 찾는 것이 급선무다. 이번 축제에서 주말에는 관람객이 구름처럼 몰린 반면 평일에는 현저하게 줄어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또 올해 인기를 끈 ‘지금은 라디오 시대’와 ‘별이 빛나는 밤에’, ‘조이 FM’ 공개방송, 향토음식경연대회 등이 생방송 내지 중개방송되면서 보은이란 브랜드를 알렸고 관람객을 끌어들였다. 하지만 내년에는 이런 프로그램들이 지속될 지 장담할 수 없다.
탄부면 임한리 뜰의 적극 활용도 아쉬운 부분이다. 경관지역으로 훌륭한 입지조건을 갖추었음에도 임한리 솔밭이 빛을 잃어 가고 있다. 축제장으로 사람이 몰리면서 위축된 영세식당 상인들에 대한 배려도 고민할 부분이다. 속리축전과 대추축제의 분리 개최도 고려해봄직하다. 그나마 민간인이 주축이 된 속리축전이 관이 주도가 된 대추축제에 기세가 눌렸고 속리산 지역은 10월 가을철 관광객이 몰리는 성수기 때문에 속리축전이 이 때 열릴 의미가 있는지 검토해볼만하다. 주차장 확보도 과제다. 불필요한 행사지원도 검토할 부분이다.
축제에 대해 어떤 평가가 매겨질지 모르겠지만 대추축제 결산보고회나 종합평가 때 도취에 빠지기보다 냉철한 진단과 성찰을 통해 축제를 몇 차원 승화시키는 시간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전국 지자체들이 개최하는 1000여개의 축제에서 보은축제가 살아남을 수 있고 살찌울 수 있다. /김인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