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에 천착한 석채(石彩)화 ‘백미’
<특집>김기철 석채화가 오는 21~23일까지 보은문화원 작품전
전 세계 45개국 박물관에 작품 소장
11월 헝가리·독일·핀란드 3국 순회전
2011-09-08 천성남 기자
천연 돌가루의 신비한 색채를 통해 신앙의 세계를 화폭에 담아내고 있는 화가가 있다. 쇠절구 속에서 잘게 부서진 침묵담은 돌가루와 아교, 오묘한 빛 등의 조화로 내면의 깊은 영성세계를 자유롭게 표현해 낸 작품으로 국내외를 통틀어 찬사를 받고 있는 그의 작품은 45개국 박물관에 소장돼 있다. 보은지역에서도 오장환문학제 기간 보은문화원 지하전시실에서 21~23일까지 3일간 작품전시회가 열린다. 지난달 30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2011혁신문화예술인대상’을 수상한 영동출신 석채화가인 김기철(52·전북 무주군 무주읍 당산리 1160)씨의 작업실 ‘전통공예파크’를 찾았다.
그는 이수초, 영산중, 영동상고를 나와 ‘석채 화’에 대한 길을 찾기까지 온통 인생 자체가 방황의 연속이었다.
유년시절 어려웠던 집안 살림, 뜻대로 되지 않는 세상 속에서 찾아온 여러 실패로 인해 마음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던 그는 심하게 지쳐있었다.
‘어떤 삶을 살 것인가’ 수없이 스스로에게 되묻곤 했던 그는 마침내 스스로 옳다고 생각한 한 생각에 사로잡혀 지난 1997년 두 번의 자살을 시도하며 인생의 바닥을 보았다.
끊임없는 번민과 고뇌로 반야사, 불국사 등을 전전하며 방황의 삶을 살던 중 한 줄기 빛인 ‘복음’을 통해 그의 인생은 새로운 전성기를 맞게 된다.
“참된 믿음의 세계를 만났지요. 그 세계로 이끌림을 받는 순간에요”
이런 이유로 그의 작품 이면에는 몸과 마음의 평안함을 찾는 나그네가 쉬어가는 듯 평온을 느끼는 행복감과 치유의 느낌이 짙게 배어난다.
“꿈이요? 그때그때 달라지지요. 서울 전시회 때였어요. 한 여성이 저의 작품을 보고 눈물을 흘렸다고 했어요. 그동안 그토록 마음속에 갖고 있던 불신의 늪에서 빠져나오게 된 것 같다는 말을 하면서요.”
그는 지난 1980년 동양화가로서 예술인생을 시작됐다. 동양화를 십 수 년 간 해오면서 작품의 색깔이 변하는 것을 보고 “아, 예술성이 길지 못하구나.”라고 느끼며 변하지 않는 영원의 작품성을 추구하다 석채 화를 알게 됐다고 말했다.
“석채 화는 언제가 되어도 전혀 색채가 변하지 않는 불변의 세계입니다. 그래서 저는 늘 ‘보석과 같은 마음의 세계를 가져야 한다’는 말을 즐기곤 합니다. 보석은 가루가 되어도 빛을 받으면 한없이 빛을 반사하는 본래의 특성을 갖고 있지요.”
이를 계기로 지난 2003년부터 석채 화에 대한 작품 활동에 몰입하게 되었고 석채 화의 마력에 한없이 빠지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믿음·사랑·소망’ 담은 작품세계 보여주고파
“누구나 마음 속 에는 안식해서 살고 싶은 소망이 있어요. 믿음, 사랑, 소망 이런 거요.”
그의 애장품이자 불후의 첫 작품이은 바로 ‘하늘이 열리고’ 이다.
이 작품은 모니터를 통해 컴퓨터 자판과 하나하나의 부품 선을 연결, 그 중 하나의 특별하지만 실낱같은 선 바로 ‘예수’를 나타내는 마음의 세계를 나타낸 작품이다.
“모든 무수한 선 중 에서 그 실낱같은 선 하나가 끊어지면 컴퓨터 모니터가 꺼지는 이치랄까요.”
“오늘날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내 하나의 옳은 생각‘에 사로잡혀 바른 길로 들어서지 못하고 방황하는 사람들이 상당수 많은 데 이런 상황에서 내 옳은 생각을 버리고 나면 진정 진리 속으로 들어간다는 이치를 작품을 통해 말하고 싶은 겁니다.”
작품에 임하기 전 그는 쇠 절구에 돌을 넣고 쇠방망이로 끊임없이 떠오르는 ‘세상의 번민’을 빻고 또 빻는다.
소리를 내고 아우성치던 것들이 어느 새 돌가루로 변하면서 고요히 침묵을 되찾는다. 그때서야 비로소 작품에 임하는 순간이 된다.
세상의 희로애락을 부수고 돌가루가 되면 심상에 떠오르는 하나의 상징을 아교라는 수단으로 그 돌가루를 화폭에 붙잡는다.
이것이 그의 작품 세계의 과정이다.
한국을 비롯 전 세계를 향해 천연돌가루로 심상의 세계를 투영해 내는 그의 작품기법은 이미 찬사를 넘어 ‘신비’마저 느끼게 한다.
십자가 교훈으로 자기를 철저히 버리는 것
전 세계에서 석채 화가로는 중국, 북한, 한국 이렇게 3국 뿐 이다. 중국에서는 ‘만년 화’ , 북한에선 ‘보석 화’로도 불리는 이 석채화를 통해 그는 향후 북한 작가와 함께 전시회를 갖고 싶은 마음도 갖고 있다.
흙으로 돌아갈 몸을 만인을 위해 살아가며 내 것이라는 집착을 버리고 무소유 실천을 강조하고 있다.
“십자가가 주는 교훈은 자기 자신을 믿는 게 죄라는 바로 그것입니다. 인생 살면서 그거 하나 깨달았죠. 믿음은 주님뿐 입니다.”
인생의 막다른 골목길에 접어들면 사람들은 극단적인 자살을 선택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자신을 믿었기 때문에 오히려 자신에게 속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그의 설명이다.
내 생각이 틀릴 수 있다는 것을 한번 쯤 돌이켜 생각한다면 남을 배려하는 마음도 형성 될 것이라고 전했다.
올해 많은 사람들에게 믿음과 소망, 사랑을 예찬하기 위해 여전히 바쁜 작품 활동에 매진하고 있다.“화음이 깨지면 소망이 사라집니다. 반대로 소망이 생기면 사랑의 꽃이 피지요. 우리나라를 이끌어갈 중추적인 세대가 서로 믿지 못해 사회적으로 대립과 갈등이 존재합니다. 이 사회 모든 곳에 믿음을 바탕으로 소망과 사랑의 메시지를 밝혀야 합니다.”
향후 작품은 ‘마음’에서 ‘눈’으로 보는 세계 투영할 것
그의 작품 중에는 ‘다 이루었다’, ‘노아의 홍수’, ‘하늘이 열리고’ 등등이 있다. 이외 수많은 작품을 내면서도 일관된 생각은 나의 생각을 내려놓고 오직 한 분만을 위한 신앙적인 세계에 천착한다. 향후 작품의 세계는 ‘마음’에서 ‘눈’으로 옮겨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작품 중 ‘다 이루었다’ 가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었다면 앞으로의 작품은 눈에서 비롯된 세계를 투영하겠다는 의지다.
모든 작품이 보는 이들의 각도에 따라 다르게 인식될 수 있다는 것을 볼 때 보는 인식의 각도는 매우 중요하다고 말한다.
보은에서도 그의 작품 세계를 감상 할 수 있는 기회가 두 번 있다. 오장환문학제 기간 보은문화원에서 열리는 전시회와 보은대추한우축제 중 열리는 전시회 등 작품 기회다.
‘돌가루는 영원히 변치 않는다.’는 상징성으로 깊은 신앙에 천착한 작품세계를 뿜어내는 전시회를 통해 방황하는 현대인이 나아갈 바를 일러주는 소중한 삶의 이정표가 될 것이다.
오는 10~18일 일본 큐슈 전시를 마치고 보은문화원 지하전시실에서 오는 21~23일까지 3일간 개최된다. 이후 11월에는 헝가리, 핀란드, 독일 등 3국 유럽 순회 전을 갖는다.
영원한 믿음의 세계를 돌가루를 이용, 화폭에 투영하고 있는 그의 가족으로는 아내 박명자(46)씨와 1남을 두고 있다.
▲2011혁신문화예술대상 수상
▲대한민국 지식경영인 대상
▲문화관광브랜드 대상
▲전국작가 100인 전
▲국회의사당 특별전시 초대전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오스트리아, 체코, 일본 해외 전
▲태국수상 초대전
▲필리핀 한비수교 55주년기념 초대전
▲홍콩 엑스포관 초대전
▲필리핀 국립미술관 초대전
/천성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