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서 직원들 친절 으뜸
권위 고압적인 자세 찾기 힘들어
2002-04-20 보은신문
그러나 비번이면서도 전화를 받고 곧이어 경찰서에 나온 이 경찰관이 한사코 사양해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었던 것이었다. 결국 보은경찰서 수사계 홍경장이란 사실밖에 모른 체 은혜를 가슴속에 고이 간직하고는 발걸음을 되돌릴 수 밖에 없었다. 이날 홍경장은 "경찰서 직원이면 누구나 이처럼 할 것"이라며 "내가족, 친구, 친인척이 이런 일을 당했다고 생각하면 당연한 것 아니냐"고 민원인에게 오히려 무안을 줬다.
민생치안을 떠맡고 있는 보은경찰서가 변하고 있다. 과거 권위적이고 고압적인 자세는 찾아볼 수가 없고 친절과 봉사로 중무장해 지역주민들에게 다가서고 있는 것이다. 우선 경찰서를 들어서면 정문경비원의 정중한 인사를 받는다. 쑥스러울 정도의 예의 바른 인사다. 그러면 곧바로 민원인들만의 널따란 주차공간을 맞는다. 대개 직원들은 방문객을 위해서 이 주차공간을 사용치 않는다.
주민행정의 창구역인 민원실도 도로와 인접한 정문옆에 위치해 있다. 물론 고객의 편의을 위해서다. 화사한 미소를 머금고 손님을 맞는 여경이 근무하는 민원실은 고객들에게 사랑받고 신뢰받는 경찰상을 구현키 위해 '서비스 이행표준"제도를 마련해 실시하고 있다. 민원실 근무자는 "민원은 민원인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민원인을 위하는 마음으로 신속·정확하게 업무를 처리해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준공한 청사내에도 방문객들의 편의를 고려, 방범과 교통계, 수사과 등 민원인들이 들락거리는 부서는 아래층으로 배치했다. 또한 안락한 의자와 TV, 복사기 등이 있는 민원인들 전용의 휴게실도 별도로 마련, 방문객들의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교통계는 지난주 경찰서 홈페이지를 통해 단속장소를 공개했다. 교통계는 이와 관련 "교통단속은 실적위주가 아닌 예방목적으로 단속을 실시한다"는 이유를 덧붙였다.
고학력자와 지역출신들이 많은 직원들도 직업의식이 높고 각별한 동료애로 똘똘 뭉쳐 민생치안을 돌보고 있다. 직원들은 암투병 중에 있는 오경사와 부인이 암판정을 받고 투병중인 박경장의 소식을 접하고는 바로 성금을 모아 적지 않은 돈을 전달하는 따뜻한 동료애를 발휘하기도 했다. 경무과 강호삼 경사는 "지역민들이 있기에 경찰이 존재한다"면서 "상품을 진열해 놓고 고객을 모시는 마음으로 모든 경찰이 일을 추진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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