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인심은 참새 떼와 같다
2011-09-01 최동철
이번 당적이동설과 관련하여 탈당과 입당에 대한 그들의 공식적인 변명과 해명은 아직 듣지 못했다. 다만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을 종합해보면 남부3군을 정치기반으로 삼은 이용희 국회의원의 입장에 따른 것으로 전해진다. 이의원은 그들에게 있어 마치 ‘정치적 대부’라고 할 수 있다. 그러하니 의리도 지켜야 하고 정치적 신세진 빚도 갚아야 한다. 이해가 가는 부분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자신들의 소신과 신념은 접어야 한다. 시쳇말로 ‘무개념’ 정치인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의원 입장이라는 것이 ▲차기 총선 불출마 ▲민주당 후보 출마예정인 아들 지원이라는 단 두 가지로 요약해 볼 수 있다. 확대해보면 ▲내년 임기 말로 정계은퇴를 하지만 자신의 정치적 아성인 남부3군을 아들에게 대물림한다. ▲아들은 소수정당인 자유선진당보다는 수권정당 가능성이 있는 민주당 후보로 출마한다. ▲비록 당적을 옮기지는 못하지만 심정적으로 민주당과 계승자인 아들을 지지하니 ‘뜻을 이해하고 따르라’는 아주 단순한 내용이다.
우리 속담에 ‘참새가 아무리 떠들어도 구렁이는 움직이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제 잘난 멋에 한껏 취한 무리들이 몰려다니며 아무리 떠들어 대더라도 실력자(유권자)는 그저 지켜 볼 뿐 이라는 뜻이다. 정치라는 것이 흐르는 물과 같아서 이합집산 할 수도 있고 하루아침에 적이 되고 동지가 될 수도 있다. 사실 정치란 이율배반의 집합체다. 정치노선과 관련해 핏대를 세우며 왈가왈부할 필요조차 없는 것이다. 아울러 자신이 수년간 공들여 쌓아 온 정치적 아성을 아들에게 승계하려는 것도 문제시 된다고 할 수 없다. 자신이 평생 심혈을 기울인 기반을 자식에게 물려주고 싶은 것은 인지상정이다. 국내외적으로 부모의 후광을 받아 입신양명한 인물들은 무수히 많다. 정계, 문화 예술계 등 각계 각 분야에 두루 포진해있다. 이루 다 손꼽을 수 없을 정도다. 이의원의 아들에 대한 지역구 승계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다만 후계구도의 결정은 이의원의 소관이지만 선택여부는 전적으로 유권자의 손에 달려있다.
따라서 유의해야 할 점이 있다. 바로 민심의 향배다. 제헌국회의원과 국무총리서리를 지낸 이윤영 감리교회 목사는 당시 각박하게 변하는 사회인심을 ‘참새 떼와 같다’며 비판했다. 그에 의하면 ‘세상인심은 참새 떼와 같아 곡식알을 먹을 때는 무더기로 날아와 주워 먹고 다 먹은 뒤에는 훌쩍 날아가 버린다. 의리, 도덕, 우정보다 먹을 것과, 이익, 권리 등을 보고는 모여들었다가 탐할 것이 없어진 후에는 다 가버린다’고 비판했다.
그렇다. 유리(有利)만을 꾀하는 모리배와 같이 세상인심도 이익을 쫓는다. 그래서 정치인들은 마음을 놓아서는 안 된다. 민심의 향배 역시 언제든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때에 이르러 어찌할 방법이 없어 그물로 참새를 잡고 땅을 파서 쥐를 잡는다는 나작굴서(羅雀堀鼠) 처지에 놓일 수도 있다. 민심이 추구하는 이상과 흐름을 제대로 읽어야 유능한 정치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