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힘든 농심

2011-07-21     이흥섭 실버기자
천재지변으로 고르지 못한 농사가 장맛비로 손해를 보는 작물이 많아졌다.
85세 할아버지는 고추 농사를 잘 해서 소득을 보려고 했지만 거센 비바람에 찢어지고 부러지고 난리도 아니었다. 그러나 비만 탓할 수가 없어 최선을 다하여 끈을 세 번 매고 이리 저리 몰린 나무를 일으켜 세우고 말도 못할 고생을 하며 작물을 지켜나가고 있다.
상처가 난 고추들은 주어 와서 이웃 할머니에게 나누어 주니 할머니께서는 이렇게 많이 상처가 나서 아까워서 어떻게 하냐며 안타까워하신다.
하지만 85세 할아버지는 이번 장맛비에 전국적으로 죽은 사람도 있고 집이 무너진 사람, 물에 차가 휩쓸려 간 사람들도 있는데 이런 일은 비교적 괜찮다며 열심히 일하고 있다.
힘이 들어 야윌 때로 야윈 모습으로 그렇게 힘든 일을 하는 할아버지를 보니 시 한 구절이 생각난다.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하네
창공은 나를 보고 티없이 살라하네
욕심도 벗어 놓고 성냄도 가라하네

요즘은 고령화 시대로 자식들에게만 의지하고 살 수가 없어 스스로 일을 하며 버텨나가야 하는 시대이다. 90세가 넘은 노인도 끌채를 끌고 일하러 가는 것을 볼 때 안타까운 심정이다.
한 할머니가 말하기를 가을에 들깨가 한말에 5만원이었는데 농번기에 농약을 사려고 팔러 가보니 2만 9천원까지 가격이 내렸다고 한다.
걸음도 제대로 못 걷는 노인들이 애써 농사지은 것들이 수입해온 농작물에 밀려 제 값을 못 받게 된 것이다. 농촌 노인들의 안타까운 현실이다.
콩 농사를 지으려면 약 값이 너무 비싸고 정부에서 노인들에게 지급되는 돈은 적은데 세금은 자꾸 오르는 정말 노인들이 살아가기 힘든 시대이다.
선거 때만 되면 풍성한 공약으로 속이고 지키지 못할 공약들을 남발하더니 비리에 뿌리는 너무 깊이 박혀 뽑아 버릴 수 없이 이어지고 고생하는 농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농촌에서는 60~70대가 젊은 농부다. 농기계로 일하는 몇 사람들도 기계 값에 빚을 지어가며 농사를 지어야 한다. 농촌은 힘들 때로 힘든 시절을 살아가고 있다.
나라 살림하는 위정자들 다투어가며 재산 불릴 생각만 하지 말고 어려운 농촌을 생각하며 공존하는 세상이 되었으면 한다.
인생이란 아무리 돈이 많아도 죽으면 그만인 것이다. 어려운 백성들을 생각하며 살아가는 일꾼들이 되길 바라며 농촌 어르신들 모두 힘내길 바라는 마음이다.
/이흥섭 실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