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를 찾아주세요

변해야 산다<34>

2011-06-02     천성남 기자
지난달 31일 오전 베뜰공원에는 ‘인도’ 즉 ‘사람의 길을 찾아 달라’는 호소를 위해 모여든 평화의 군중들 400여 명이 운집했다.
인도가 사라진 지 오래건만 그냥 방치된 채 차량을 피해 위험한 보행을 해야 하는 장애인이나 노인, 아동, 임산부 등 지역 주민들이 바로 보행권 확보를 위한 시민행동 의식발현 캠페인을 벌이자는 것에 한 뜻을 모은 것이다.
‘남의 불편이 곧 내 행복이다’는 말을 실현이라도 하는 듯 그동안 보은읍의 중앙로 거리는 그렇게 복잡한 것에 길들여 진 채 노상적치물이나 무질서한 주차 차량들의 혼잡한 상태를 유지해왔다.
이렇게 사회나 이웃에 대한 사랑과 배려가 실종된 삭막한 상징적 중앙로가 생겨났지만 군민들은 이러한 사실을 전혀 의심하지 않고 단연한 귀결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문제의식이 생겨나면서부터 해결 모색을 위한 민관토론회는 물론 작년 7월 2일 33명의 민간추진위원회가 구성됐고 이어 보행권확보에 대한 서명운동전개, 희망네트워크 회원 전체 캠페인, 릴레이 캠페인 전개 논의 등 민?관 추진단회의가 연차로 이어져 왔다.
보은희망네트워크 회원 127개 기관 단체 및 지역 주민 등은 이 캠페인을 통해 보행권 확보를 위한 모든 순차적인 노력을 해 갈 것이라고 성명서를 발표했다.
‘학교에서는 사람은 인도로, 차는 차도로 다니라고 배웠는데, 우리는 사람도 차도 모두가 다 차도로 다녀서 정말 마음 편하게 다닐 수가 없어요.”
어느 초등학생의 하소연이다.
도시계획도로에 마땅히 있어야 할 통행로인 ‘인도’가 제대로 역할을 하고 있지 못해, 사회적 약자(어린이, 노인, 장애인, 임산부)를 비롯한 지역주민들이 안전사고에 노출되고 있는 것이 현 군의 실정이다.
분명히 인도란 사람이 다닐 수 있는 도로로 차도와 구분되는 개념의 도로다.
그러나 중앙로 도시계획도로의 인도는 이상하게도 도로변 점포에서 내다놓은 노상적치물과 주차된 자동차, 노점상들로 꽉 들어차 사람이 다닐 수 없는 무용지물의 도로가 되어버렸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은 물론 임산부, 어린이, 노인들까지 온통 도로로 내몰려 자동차에 의해, 혹은 적치물 등으로 인해 위험한 보행을 해야만 하는 절박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이제는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인식이 모여 희망 인도찾기 릴레이 합동캠페인으로 행동이 전파되기 시작했다.
물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노점상들의 문제해결을 위해 시장 공간 확보라는 과제를 풀어야 한다.
아름다운 사회는 누구나 바라는 것이다.
그러나 아름다운 사회를 위해서는 엄격한 규율과 질서가 유지돼야 가능하다.
결국 이번 보행권 확보의 릴레이 합동 캠페인도 자발적인 주민의식들이 빠르게 형성될 때라야 가능하다.
주도적인 사고가 아닌 수동적인 사고로 움직이는 사회는 결코 발전을 할 수 없다. 이러한 사고를 시급히 바꾸어야 보은이 제대로 산다. 소위 이러한 생각 속에는 우리가 미처 받아들이지 못하는 발전을 저해하는 위험한 요소들이 잠복해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어쨌든 민관협의체 희망네트워크 127개 기관 단체가 한마음으로 똘똘 뭉쳐 추진한다면 가능한 일이 될 것이다.
그러면서 하루빨리 보은읍 중앙로가 인도와 차도가 명확히 구분된 안전한 도시계획도로가 되길 모두 바라고 있다.
/천성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