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하는 남자가 아름답다
2011-05-19 서당골 수련원 원장 손진규
더 이상 소비자들은 성별, 나이, 지위에 얽매인 소비는 하지 않는 세상 인 것 같다.
집에서 식사를 하는데도 등급이 있는데 남성이 손수 요리를 하면 100점, 중국집 등에서 메인요리를 시켜다 먹으면 50점, 출장요리를 주문하면 0점! 언젠 부턴가 많이 들었던 이야기다.
지난 주말 우리수련원에는 1박2일로 요리하는 것이 즐거운 요리하는 남편들 다섯 가족이 각자 비장의 무기(?)인 요리 준비를 해 와서 요리를 하고 시식을 하는 그런 모임이 있었다.
물론 블로그에서 소통이 되었던 친한 분들이다.
그들의 생각은 요리하는 남자가 대세이며 꼭 양성평등, 집안일 분담, 이런 무거운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내가 사랑하는 가족들이나 친지들에게 내 사랑을 표현하는 또 다른 방식으로 요리를 하며
한편으론 즐거운 취미생활이자 맛난 요리를 만들어 입을 즐겁게 함으로써 인생의 즐거움을 더하기 위해서
모인 남자들이 요리를 하기를 낙으로 삼는 블로거들이다. 날씨가 더워서 소담정 연못가에서 분수를 벗 삼아 시작된 아웃 도어 요리는 끝없이 펼쳐졌다.
TV나 각종 매체에 늘리 알려진 구미 순천향 병원의 닥터인 '황교수'는
아웃 도어 장비를 직접 가져 와서 갈비 굽기, 돼지고기 고추장 불고기 , 참나무 향에 취한 타이거 새우 굽기 . 꽃게탕, 멸치 회, 닭 봉 요리, 도미요리, 참돔 굽기, 치즈를 이용한 감자 굽기 등으로 입맛을 사로잡았다.
안양 매트로 병원의 '닥터 조'는 모시조개탕과 연어 셀러드를, 도예가 '흙담'은 콩나물과 낙지를 이용한 죽 요리 , 요리 연구가 '청담거사'의 생채요리, '로보'의 찜닭은 환상적인 맛이란 표현이 정확했다.
가족들 앞에서의 아빠의 요리 솜씨! 얼마나 아름다운 장면인가?
한 편의 드라마처럼 소쩍새 소리를 들으며 숲 속의 밤은 깊어가고 램프 불 아래서 차례로 만들어진 요리를 맛보며 나누었던 수많은 대화들!
지금은 요리하는 남자 연예인들의 영향으로 요즘 요리학원은 남자 수강생들이 많이 모여든다고 한다.
그러면서 일찌감치 요리로 가정의 행복과 사랑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라고 주장하니 내 고루했던 생각은 여지없이 무너지고 말았다.
나이를 불문하고 남자가 부엌에서 앞치마를 두르고 요리하는 모습은 이제 흉이 아니라 멋이 된 듯하다.
주5일 근무가 확대된 이후 금요일 저녁이나 토요일 오전의 퓨전 요리, 홈 베이킹 강좌에 남성 회원이 몰리기 시작했고
과거에는 여자 친구와 함께 신청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요즘에는 친구끼리 신청하거나 가족을 위해 요리를 배우는 중년 남성 수강생도 늘고 있다니 세상의 변화가 참 신기하다
수강생 가운데 20∼30대와 50∼60대 비중이 7:3일 정도로 중년층 참여도 꽤 높으며
이들은 특별한 고급 요리를 배우기보다 국과 나물, 구이 등 집에서 직접 해먹기 좋은 요리를 배우고 싶어 한단다
이젠 나도 시대의 변화에 맞게 요리를 배워야겠다. "남자들을 위한 요리 지침서.' 란 책을 추천 받았는데 이들과 함께하는 요리, 파티요리,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요리, 인스턴트 요리 등 상황에 맞는 레시피로 구성했고. 장보기 노하우와 밥 짓기 요령, 도시락 싸는 법 및 설거지 노하우 등 요리 팁도 장 사이사이 수록해 도움이 되도록 꾸며 놓았다니 현대를 살아가는 방법에 익숙해져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