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다 핀 꽃 고 최영미 선생

눈물의 추도식속 추모비제막

2011-05-19     나기홍 기자
지난해 4월 10일 세상의 전부는 인라인 경기장과 어린 선수들로 여기며 아이들을 먹이고, 재우고, 공부를 가르치는 것을 낙으로 삼으며 결혼까지 포기한 채 자신은 꽃 한번 피워보지 못하고 제자들을 꽃피게 하다 38세의 안타까운 나이에 세상을 달리한 인라인롤러 고 최영미 선생의 1주년 추도식과 추모비제막식이 거행됐다.

17일 보은교육지원청과 충청북도롤러경기연맹 주관으로 보은인라인롤러경기장에서 열린 추도식과 추모비 제막식에는 최태호교육장과 최영미선생추모위원회 한관희 위원장(충굽인라인롤러경기연맹 부회장)을 비롯한 관내 학교장, 고 최영미선생 제자와 그 학부모등 120여명이 참석했다.

사회자는 목이 메어 울음 섞인 목소리로 고 최영미 선생의 약력을 간신히 읽어내려 갔으며 이 과정에서 고 최영미선생과 인연이 깊은 자모들은 소리내어 울며 선생을 잃은 안타까움을 눈물로 표현했다.

한관희 추모위원장이 “그립고, 보고 싶고, 사랑하는 영미야.. 신록우거진 지난해 너는 홀연 우리 곁을 떠났고 다시 신록우거진 계절이 돌아왔건만 너는 어찌 돌아오지 못하느냐”라고 추도사를 시작하자 참석자 모두가 눈물을 훔치며 허공에 시선을 두고 있었다.

고 최영미선생의 제자는 선생님께 드리는 글을 통해 “선생님이 우리 곁을 떠난지 1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전화를 걸면 어~효숙아 하며 받아주실 것 같아 전화번호를 지우지 않고 있다.”며 “지난해 폈던 꽃이 올해도 피고 먼 길 떠났던 철새도 다시 오듯이 선생님도 오실 것 만 같아 그리운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습니다.”며 스승 잃은 슬픔을 눈물로 표현했다.

고 최영미선생은 1973년 음성에서 태어나 청주 내덕초등학교 5학년때 인라인롤러와 인연을 맺었다.
이후 일신여중과 일신여고에서 선수생활을 하며 소년체전과 전국체전에 금메달을 휩쓸며 충북을 인라인롤러의 고장으로 우뚝 세웠다.
가정형편이 어려워 대학진학을 포기한 그녀는 대전엑스포 실업팀에 들어갔으나 팀이 해체되는 불운을 겪었다.
후배양성을 위해 충북으로 돌아온 그녀는 충북인라인 롤러의 중흥을 위해 헌신적으로 노력해 충북체육상 지도자상, 자랑스러운 공무원상, 충북교육감상을 수상했으며 2004년 국가대표코치로 아시아선수권대회에 출전 우수한 성적을 올리기도 했다.
보은군에 인라인 경기장이 세워지며 2006년 3월 보은교육청 기능직공무원으로 새로운 생활을 시작 보은인라인롤러 경기장 관리와 제자들을 양성하다 지난해 사고로 38세의 꽃다운나이에 유명을 달리했다.
추모비에는 “자신은 이름 없는 롤러의 별처럼 살다가 이름 있는 큰 별을 수없이 만들어낸 진정한 롤러의 별, 이곳에 잠들다. 당신의 롤러에 대한 열정과 희생은 이 세상 그 무엇보다 크고 아름다웠다. 아침이슬처럼 짧은 삶을 살다갔지만 우리들의 가슴속에 영원히 지지 않는 별로 떠오르리라. 찬란한 빛으로 영원히 타오르리라.”고 쓰여 있다.
한편 이날 지난해 10월 15일 수여된 국가훈장 체육포장이 추모비 앞에 놓여져 보는 이들을 더욱 안타깝게 했다.
/나기홍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