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자해지(結者解之)돼야
지역의 최대 현안이 되고 있는 보은첨단일반산업단지(이하 첨단산단) 조성사업이 도와 군, 충북개발공사의 입장을 가장 어렵게 만드는 사안이 되고 있는 때다.
지난 18일 도는 이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결정한다는 명목으로 9인으로 구성된 중간점검평가위원회를 열었다.
이 중간평가위원회에는 군 경제과장과 도의원이 참여하고 도 투자유치과장, 충북개발공사 사장, 시민 단체, 대학 교수 등이 위원으로 참석했다.
"너무 멀리 왔지요. 그만두기에는 안한다는 생각 해 본 적 없습니다. 꼭 해야만 하는 사업입니다." 군 경제과장의 말이다.
이날 분양과 관련, 경제적 논리를 펴는 충북개발공사 사장만 부정적인 발언을 하고 나머지 위원들은 그동안 사업추진에 대한 과정을 놓고 볼 때 주민의 피해상황 등을 감안함으로써 긍정적인 내용으로 회의가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무산됐던 2차 중간점검평가위원회가 지난 26일 다시 열렸고 전해지는 내용에 따르면 이날 이시종 지사가 조성사업의 실시여부를 놓고 상당히 긍정적인 쪽으로 무게중심이 기울고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온 것이다.
그러나 지금 혹자들은 보은첨단산단에 대해 해도 어렵고, 안 해도 어려운 난제로 표현하고 있는 것은 왜 일까.
시점의 선택이 난해했다는 지적들도 상당수 나오고 있다.
한 소식통에 따르면 지역의 모 인사들이 아예 이 사업의 조성을 없던 것으로 하자는 주장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들의 유치조성에 따른 지역을 걱정하는 사람들은 첨단산단 조성사업이 부지선정 때부터 단추가 잘못 꿰어진 사업이라고들 주장하고 있다.
지역에서 가장 좋은 노른자위 땅인데다가 가장 비싼 땅에 첨단산업단지 조성사업이라니 기가 막힐 지경이라고도 했다.
또 어떤 사람은 농업을 권장해야 할 농업지역에서 첨단산업단지다, 뭐다해서 애초부터 토지보상에만 급급해 농민들은 한해의 농사를 무단 폐기했다고도 했다.
어느 쪽 말이 옳든 그르든 간에 지금 상황에 중요한 것은 조성사업이 실현돼야 한다는데 뜻이 모아지고 있다.
농민들의 폐해가 시간이 감에 따라 너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토지보상 공고만 났지 아직 보상도 안 된 사업에다 농민들은 도와 군만 믿고 돈을 빚내어 대토를 하고 축사를 짖는 등 막대한 빚을 등에 짊어지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무언가 일이 잘못되어 가면 항상 처음으로 되돌아가게 마련이다.
농민들이 도지사에게 '처음 공약대로 조성사업에 대한 실천을 하고 약속을 지키라'는 주문을 도청에 찾아가 연거푸 호소했다.
주사위는 이미 던져진 상태에서 유기되는 것은 쏟은 물 주워 담을 수 없게 된 것과 같은 이치다.
가장 낙후된 남부3군의 균형발전을 위해 첨단산단 조성을 약속한 도지사의 속내는 정치적발언이었는가, 아니면 진정으로 발전을 위한 키워드였는가 대해서 궁색한 의문이 들게 만들기 때문이다.
어차피 공약한 도지사의 속내도 무척이나 답답할 것이다.
4대강 사업이다, 국토개발 사업이다 해서 정부예산은 바닥나 버리고 지자체들이 어디 그리 예산 따내기가 녹록할 것인가.
옛 말이 생각난다. 바로 '결자해지(結者解之)' 라는 말이 있다. 누구다 자신이 저지른 일은 무슨 일이 있어도 끝까지 책임지고 풀어야 한다는 말이다.
자신이 일을 해놓고 일이 힘들거나 일을 끝마치더라도 자신에게 유리하지 않을 것을 예상하고 그만두거나, 남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책임감 없는 사람을 비유할 때 쓰는 말이다.
돌아가기에는 너무 멀리 와버린 사업이고 피해의 원성이 높아진 사업이고 보면 반드시 풀어야 하고 추진해야 할 과제가 아닌 가 싶다.
/천성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