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궁금하다
고교 통폐합에 대해

2011-02-24     김인호 기자
◇보은여고와 정보고 통합(?)
보은지역 고교 통폐합 문제가 수면 위로 부상하기 시작했습니다. 시기가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지역에서 이에 대한 여론이나 구체적 방안이 통합되면 이르면 도교육청이 올해 안으로 예산을 편성, 추진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렇지 않고 여론이 분분할 경우 강압적으로 통합되기만을 기다릴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교과부는 오는 2015년 이후 전국 전문계 고교 690여개 중 400여개를 줄이고 일반고교도 절반 이상 줄일 계획을 갖고 있다는 게 지역학계 측의 전언입니다.
충북도교육청은 지난달 공립고 교감과 교무부장, 도교육청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보은 공립고등학교 이전 재배치에 대한 협의회를 1차로 가진데 이어 지난 21일에도 보은교육청에서 보은여고 교장, 정보고 교장, 운영위원장, 동문회장 등이 모임을 갖고 통폐합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전문계인 정보고 교장은 실업계끼리의 통합을, 인문계인 보은여고 교장은 보은여고와 정보고의 통폐합을, 도교육청 행정예산 과장은 여고도 정보고도 아닌 제3의 학교 신설을 거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오는 3월 개교하는 속리산 중학교를 모델로 제시한 것으로 보입니다. 통폐합이 진행된다면 기숙사, 리모델링 비 등 적지 않은 지원도 따라 온다고 합니다.
인구가 줄고 저학년이 줄어드는 추세인 지역 특성상 고교 4개(전문계 2, 인문계 2)가 유지되기 보다는 인문계와 실업계 각각 1학교를 가장 이상적인 모델로 지역에선 보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이렇게 되기까지 이해관계 등 난관이 많아 아직은 시기상조이거나 현실성이 없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보은고와 여고의 통폐합이 사립과 공립으로 양분돼 있고 자영고의 경우도 농업군인 군의 특성상 또 지역이 자존심으로 여기기 때문에 원점에서의 통폐합이 쉽지 않은 실정입니다. 때문에 현재로선 가장 현실적인 방안으로는 정보고와 여고의 통합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도 우선 당장 정보고 상과 관련 교사들의 반발이 예상됩니다. 통합이 되면 고교 명칭 등은 다시 정한다 해도 특히 요즘은 실업계 학생들도 대학진학에 목적을 두고 있고 중학생도 실업계 진학보다도 인문계를 선호하기 때문에 인문계로 될 확률이 높습니다.
여고의 경우 올해 1학년 2학급(한학급 대략 30명), 2학년 2학급, 3학년 2학급 운영으로 신입생 68명 모집에 75명이 응시, 7명이 떨어졌다고 합니다만 실제적으로 제대로 된 학사운영이 되려면 6학급이 채워져야 한다고들 관계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특성화고인 정보고는 올해 60명 모집에 54명(보은제외 지역 포함)명이 지원해 정상운영이 더 어려운 여건에 놓여 있습니다. 보은고도 한 학년이 4학급이지만 6학급이 되기에는 정원이 한창 부족해보입니다. 학교가 적정수의 학생을 유지하지 못하면 교사 배치나 내신 등급 등 다방면에서 학생들에게 불이익이 따른다고 하니 어쨌든 고교 통폐합은 지역의 숙제가 아닐 수 없다고 보여 집니다.
또한 실업계인 정보고의 자영고로의 통합도 예상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같은 계열이기 때문에 별 무리가 없어 보인지만 지역에서 선뜻 나서질 못하고 있습니다. 인문계 간 통합이건 전문계고 통합이건 통폐합 논을 먼저 들고 나온다면 지자체 장이나 동문들이나 선거에 뜻을 두고 있는 인사들에게 이득보다 잃는 것이 많다고들 여기기 때문에 막상 통폐합에 대해 누구든 의견을 개진하긴 힘든 사안입니다.

◇ 주민들은 찬성하는데
보은지역 주민들은 10명 중 6명이 통폐합에 찬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입학생 수보다도 정원수가 많은 학교의 현안을 해결하고 교육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2008년 보은군지역혁신협의회가 고교 통폐합에 대한 용역을 전문기관에 의뢰한 결과 전문계와 인문계 고등학교 통폐합에 대해 응답자의 60%가 찬성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전문계와 인문계 고교 모두 사회인사(74%), 교사(71%), 학부모(57%) 모두 통폐합의 필요성을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통폐합 필요 이유로는 인문계와 전문계 공히 학생수 미달방지와 정부의 ‘다양한 지원유도’를 원하는 측면에서 맥을 같이했습니다. 그러나 통폐합 방향으로 틀면 인문계는 우수학생 유인체제와 학력신장, 우수교사 유치노력 등 학력경쟁력을 중시한 반면 전문계는 전문계의 특수성을 특히 중시 여겼습니다. 대신 통폐합 반대로는 전문계의 경우 당초 우려와 달리 동문들의 반대보단 ‘교육과정 조정의 어려움을 가장 많이 지적했습니다. 인문계는 학교구성원 간 위화감 조성과 학교 간 경쟁부재로 인한 경쟁력 약화, 통폐합의 강제성 등을 부담으로 꼽았습니다. 통폐합이 지연될 경우 학교의 소규모화로 타 지역의 고등학교에 비해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김인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