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철임 부동산 경기가 '썰렁'

전세는 물건이 없고, 매매는 거래가 어렵고
고령사회에 공무원 출퇴근으로 유동성 정체

2011-02-24     김인호 기자
보은읍 김 모씨는 개인사정으로 급하게 전세가 필요하지만 이를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다급한대로 보은신문 장터와 부동산을 찾아 전세물건을 알아보지만 돌아오는 답은 전세매물이 나오지 않는다는 말 뿐. 김씨는 급한 대로 보은신문 광고란에 역으로 전세 구함 광고를 게재하고 여러 부동산에 의탁해 전세매물이 나오길 기다리고 있다.
대도시에서 전세난이 일고 있는 가운데 남일 같이만 여겨졌던 전세구하기가 보은지역에서도 하늘의 별따기가 됐다. 전세 공급량 부족 뿐 아니라 무엇보다 유동인구가 적기 때문에 거래자체가 드문 것으로 보인다. 특히 농촌지역인데다 지역이 좁고 적지 않은 공무원이 외부에서 출퇴근을 하다보니 부동산 거래가 더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다른 한편으론 지난해 듀라케미 회사 직원들이 보은으로 이주하면서 전세가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고도 보고 있다. 반면 이평리 주공임대아파트(400여세대)의 경우엔 입주 신청자들이 순번을 대기 중이다.
보은지역 최고의 생활광고 지면을 갖고 있는 보은신문 광고 담당은 “주택매매에 대한 광고는 심심찮게 들어오는 편이지만 최근 들어 전세에 대한 광고문의는 피부에 확 닿을 정도로 물건이 없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월세도 귀하신 몸이 되었다. 월세가 심심찮게 나왔던 ㄱ과 S 아파트도 월세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 400여세대가 입주하고 있음에도 신학기와 이사철 겨우 한 두세 채가 월세시장에 나올 정도다.
부동산업계를 보면 더 실감난다. 김씨가 들른 부동산마다 전세를 물건으로 잡고 선뜻 소개해줄 정도의 부동산업자를 아예 접할 수가 없다. 한마디로 전세문의는 많이 들어오지만 전세물건이 나오지 않는다는 게 부동산업계의 공통된 전언이다.
보은읍 ㅈ 부동산 관계자는 이와 관련 “작년까지만 해도 제법 물량이 나온 것으로 기억하지만 올해는 전세가 나오지 않고 있다”며 “전세물량이 부족한데다 인구가 정체돼 이 같은 현상을 빚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ㅂ 부동산 관계자도 “전세문의가 제법 들어오는 편이지만 물량이 전혀 없다. 인구가 적다보니 신규주택도 짓지 않고 있다. 설령 새로운 주택이 조성되어도 입주자는 유입인구라기보다 기존 주민이 이동하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이도 지인들을 통해 매매나 전세가 이뤄지는 경우가 다수”라고 전했다.
매매도 거래가 한산하긴 마찬가지다. 삼산리 L씨의 경우 두해 전부터 집을 팔려고 내놓았으나 실제 거래까진 성사되지 못하고 이년을 보내고 있다. 비단 L씨 뿐 아니라 이평리 A씨도 빌라를 팔고 싶지만 선뜻 임자가 나서지 못해 고민하고 있다. 이평리 P씨는 오랜 기간 기다리다 거래문의가 들어왔을 때 시세에 미치지 못하는 헐값에 단독주택을 팔고 아파트로 이사했다. 보은신문광고에도 매매광고가 다른 어떤 광고보다 주류를 이룬다.
부동산 관계자는 “고령화된 지역인데다 지역에 사람이 없어 집값이 떨어지고 있는 중”이라며 “시내권에서 주택 매매는 잘 안되고 농지매매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지만 그마저도 도시 소액투자가들의 발길이 뜸한 상태”라며 불경기에 한숨을 지었다. “지자체가 싸게 택지를 조성한 후 분양에 나서야 귀농인구도 흡수할 수 있다”고도 전했다.
객지에서 왔다는 또 다른 부동산 관계자는 “보은군은 원도심이 향후 10년 후에는 순수 주거지역으로 변모하고 상가들은 외곽지역으로 점차 이동할 것”이란 자체 전망도 내놓았다.
지난 2009년 보은읍 장신리에 중대형(30~50대 평형) 아파트 기공식을 열었던 시행사 (주)청광씨앤디와 시공사 (주)서광건설사업 서광건설측은 2만3516㎡(7113평)에 지상 1층 지상 15층 아파트 408세대를 지을 계획이었지만 사업을 포기했다. 시장성이 따라잡지를 못할 것이라고 판단해 사업을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인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