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사 수준 독자가 올린다
2011-02-10 김인호 기자
최근에는 첨단산업단지와 학교 통폐합 문제, 그리고 올해로 기금 100억원이 될 보은군민장학회 관련 기사가 반응을 부를 수 있는 대표적인 케이스로 꼽을 수 있겠다. 사업비를 놓고 도와 밀고 당기기 양상을 빚었던 삼승면 첨단산업단지 관련 기사는 키를 잡고 있는 군이 침묵으로 일관하니 우선 전달할 길이 막연하다. 보은군민장학회는 장학금 사용처 등을 놓고 논쟁이 끊이지 않는 사안 중 하나이며 고교 통폐합 문제도 누가 여론을 등에 업느냐에 따라 향후 기선을 잡을 수 있다는 판단으로 올바른 여론몰이가 매우 중요한 기사 중 하나다.
모 기자의 경우 최근 선임된 군민장학회 신임 이사들의 자격을 운운했다가 호된 항의에 일손을 한동안 잡질 못했다. 신임이사들의 일부는 사회적 지탄을 받는 사람이고 일부는 법률에서 금지하고 있는 장학회와 특수 관계에 있는 인사들이 포함돼 있다는 기사를 내놓았다가 개인 친분도 잃고 후유증에 휩싸여 힘든 시간을 보냈다.
이 뿐 아니라 보은군민장학회 장학사업은 포퓰리즘 대상이 아니다, 공무원과 경찰 등을 제물로 ‘보은의 5적’이란 기사 등등 작심하면 관심을 끌 수 있는 히트작을 심심찮게 낼 정도의 정보와 능력과 성깔과 현실감각을 적절히 혼합할 수 있는 기자이지만 반대급부 또한 만만치 않아 이래저래 말처럼 기사 따라하기가 쉽지 않다.
경력이 붙으면서 기사 작성 시 이것저것 신경 쓰는 부분이 부쩍 많아졌다. 아마도 시간과 상황이 보수의 입장으로 변하게 만들었고 안위와 내외부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어서일 게다. 지난번 올 3월 개교를 앞둔 속리산중학교가 한낮의 기온이 영하임에도 공사 강행으로 부실시공이 우려된다는 기사를 놓고도 고민을 거듭하다 기사를 작성했다. 솔직히 기사가 나감으로 인한 실익 계산과 기사 작성을 위한 기사에 불과한 것인지 등 이것저것 골몰하다 경각심을 불러주자는 나름대로의 명분을 들고 기사로 돌렸지만 개인적으로 선뜻 내키지 않은 기사였다. ‘보은군의회 군수 공약사업 삭감’이란 기사와 심화학습 긍정, 보은농협조합장 선거 관련 등도 항의성 문의가 따른 기사로 형평성과 객관성이 미흡한 것 아니냐는 항의를 받았다. 일리 있는 말들이다.
기사는 비평과 달리 객관적인 사실을 보여준다고 독자들은 믿고 있다. 하지만 모든 사실을 그대로 보도하는 것은 애초부터 불가능한 일일지 모르겠다. 때문에 기자는 여러 사실 중에 핵심이라고 보는 것만 선택해 보여주려고 노력한다. 이 선택의 과정에 기자의 관점이 녹아들어 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독자의 반응, 특히 응어리를 남길 수 있는 기사를 근접하기가 두려워졌다.......
어쨌든 기사의 부메랑이 돼 돌아오는 독자의 반응은 기자에게는 성과 있는 일이며 신문사의 수준도 더불어 올려준다.
/김인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