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공직사회의 변화를 기대한다.

2010-12-30     최동철 편집위원
지난 12월 초, 정상혁 보은군수와 대화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지역사회의 오피니언이라 할 수 있는 몇몇 분과 함께였다. 그러나 30여분 지속된 만남의 장은 대화시간이 아니었다. 일방적인 흐름, 항간에 ‘소통부재’의 대명사로 꼽히기도 하는 권력의 핵심처럼 정군수도 일방통행식의 대화 달인(?)이었다. 바로 그 점이 문제였다. 듣기를 거부하거나 귀찮아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다만 의견을 개진할 시간을 상대방에게 줄 시간이 없었다. 왜냐하면 자신의 흘러넘치는 의욕과 일에 대한 열정을 상대방에게 열심히 설명하고 싶어 했다.

그래서 열심히 듣다보니 군수의 마음과 생각이 진솔하다는 느낌이 와 닿았다. 군수는 군민들에게 제일 먼저 의욕을 불어 넣어주고 싶어 했다. 신바람이 나야 자신감도 생기고 성취가 됐던 쟁취가 됐던 모든 걸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설날 장사 전국씨름대회’와 ‘여자축구 K리그’를 각각 전국 자치단체 최초로 유치했다고 자랑했다. 텔레비전으로 중계가 되어 보은군은 유명세를 탈것이며 선수들은 한 끼 식사에 육류섭취를 엄청 많이 해야 하니 식당 매상도 올라갈 것이라고 장담했다.

또한 천연 잔디구장 건설, 무 농약 인삼재배 시범사업 등 등 몇몇 사업을 설명하면서 보은군 발전에 디딤돌이 될 터인데 의회에서 예산삭감이 예상된다며 난감한 감정을 표출하기도 했다. 그래서 의원들과 이렇듯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눈 적이 있느냐고 얼른 물어 보았다. 사업담당 실 과장들이 설명하면 됐지 군수까지 나설 필요가 있느냐고 했다. 바로 이 점이 두 번째 문제였다. 한나라당은 대통령의 원활한 국정수행을 위해 국민의 눈은 안중에도 없이 정부예산안을 일방 통과시키는 무례를 범하는 지경인데, 군수는 정작 같은 정당 소속 의원들이 다수임에도 불구하고 협조는커녕 소통부재 중이라는 것이다.

물론 보은군 의회 의원들도 소통부재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자신들의 가슴팍에 달고 다니는 뱃지를 보면 ‘議’자가 있다. 말씀 ‘言’변의 이 글자의 뜻은 바로 ‘의논하다’ ‘문의하다’의 뜻을 가진 의논할 ‘의’자다. 서울 여의도 국회의 각 상임위원장실이나 의원 개인사무실에 가보면 방문객들로 북적댄다. 의원들은 수시로 기자를 포함해 다방면의 사람들과 만나, 차 한 잔 나누거나 밥을 같이 먹고 때론 바둑 등 오락도 같이 하며 국정현안이나 시시콜콜한 시대흐름까지 온갖 것에 대한 대화를 나누고 여론의 향배나 정보 등을 주고받는다.

요동시(遼東豕) 라는 말이 있다. 우리 고구려의 옛 땅 중국 요동에서 어느 농부가 자신이 키우는 돼지가 흰 새끼를 낳았다. 신기하게 여긴 농부는 임금에게 바치려 하동에 갔다. 그런데 그 곳 돼지가 모두 흰 것을 보고 부끄러워 돌아왔다는 고사에서 생긴 말이다.
즉 견문이 넓지 못한 사람이 혼자 득의양양하여 잘 난체 하거나 신기하게 여기고 떠드는 것이 알고 보면(남이 보기엔) 별 것 아닌 흔한 것인 경우에 비유해서 쓰는 말이다.

세상일을 관장하는 위치에 있는 위인들은 대화나누기, 소통에 힘써야 한다. 소통은 상호교류가 전제된다. 자신의 할 말만 한 뒤 상대방의 의견을 듣지 않는다면 그건 대화를 나눈 것이 아니다. 대화는 자신의 생각을 상대에게 피력하고 동의를 구하거나 이견이 있으면 그 주장을 듣고 자신의 의견과 절충하는 등 그러한 과정이다. 대화를 나누면 지식과 견문을 나누어 갖게 되고 서로 간에 정과 신뢰감도 생긴다. 군수와 의원들이 짬나는 대로 군정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또 기자들과도 빈번할 정도로 대화를 나누다 보면 서로 유익한 뉴스거리나 민심을 전해 듣게 된다. 소통행위 대부분은 보은군 발전을 위한 대화가 될 것이다.

토끼해에는 공직사회에 변화가 이루어져 보은군 발전을 위한 야심찬 계획들이 의회 의원을 비롯한 언론인 등 각계 지도자들과 의사소통되어 그야말로 신바람 나는 보은군이 되기를 간절히 기대해 본다.
/최동철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