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이 없어 서럽다
2010-11-11 김인호 기자
이 지사는 지난 6.2지방선거에서 충북도청의 남부출장소 설치를 공약으로 내걸었었다. 그러나 북부의 경우 제천시를 북부출장소로 지목한 반면 남부출장소의 설치시기 및 장소는 딱 고정해놓지 않았었다. 다만 민선5기 도지사 공약사업 확정을 위한 옥천군 설명회에서 옥천이 도지사 공약목록에 유일한 후보지로 올려져 있어 옥천 설치가 가시화된 분위기 속에서 이 지사의 이날 발언으로 미뤄 옥천이 남부출장소로 사실상 확정된 것으로 보인다.
이 지사의 발언을 파 들어가면 ‘충주, 제천, 단양 등 인구가 많은 지역인 북부지역에 먼저 설치해 여론결과를 본 다음에 남부출장소의 설치여부를 보겠다’는 복선과 ‘북부출장소가 실효성이 없으면 남부출장소는 설치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도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 지사는 또 “북부출장소에 파견될 도청 공무원은 19명”이라고 못 받은데 반해 “남부출장소의 규모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해 2012년 남부출장소가 설치되더라도 규모는 북부출장소 보다 현저히 적은 인원이 파견될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내년부터 조성예정이었던 ‘보은첨단일반산업단지’는 충북도와 보은군이 지난 2009년 체결한 협약내용이 불공정한 계약으로 보은군의 파산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중단 위기를 맞고 있다. 당시 협약에 따르면 첨단산업단지 1,485,000㎡ (45만평)에서 1단계 66만㎡(20만평)에 대한 기반시설사업비 125억을 충북도와 보은군이 50%씩 부담토록 돼있다.
산단 조성 3년 후 미분양토지는 충북도와 보은군이 공동인수하기로 해 보은군은 미분양될 시 361억을 추가 부담해야 한다. 2단계 82만5000천㎡(25만평) 개발에는 토지를 충북개발공사가 선보상하고 보은군이 2011년부터 7년간 금융비용(5%)을 부담하게 된다. 이 이자비용이 매년 58억이다. 7년간 보은군이 이자비용으로 부담할 비용이 406억원이다. 1단계와 2단계 개발비용을 합하면 보은군의 부담은 무려 830억이나 된다.
그러나 보은첨단일반산업단지는 2005년 낙후된 남부3군의 균형발전을 도모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남부 3군을 대상으로 330만㎡(100만평) 규모의 충북도 ‘바이오농산업단지’ 공모에서 보은군이 선정된 사업이다. 이후 도는 도의 균형발전을 위해 2006년 3월 충북도의회에서 농업기술원과 가축위생연구소 등 2개 기관의 보은군 이전도 약속했었다. 하지만 정우택 지사가 보은군 순방에서 도청 산하 2개 기관 이전을 취소하는 대신 ‘바이오농산업단지’를 ‘보은첨단일반산업단지’로 명칭 변경과 함께 64만평에서 45만평으로 거듭 축소를 거쳤다. 이후 지사와 군수가 교체되면서 도와 군이 사업비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다. 보은군은 이와 관련 “산단조성은 충북도에서 직접 시행한다고 해놓고 기반시설비와 토지보상비 이자까지 모두 재정환경이 열악한 보은군에 떠넘기는 상황”이라며 발끈하고 있다.
결론은 첨단산업단지는 보은군이 사업을 달라고 구걸한 것도 아니고 비벼서 된 사업도 아니다. 또 같은 충북도청출장소를 설치하는데 시기와 규모에서 차등이 왜 나오는가. 충북도가 추진한 오창, 오송첨단산업단지 조성에 보은군보다 몇 배 부자인 청원군이 비용을 부담했는가. 무엇보다 지역에 힘이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인재도 없어 보은이 서러움을 받는다.
/김인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