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업무 일원화할 필요 있다
2010-09-02 김인호 기자
이 팀은 7월26일부터 8월16일까지 21일간 속리산과 보은공설운동장 일원에서 합숙훈련을 실시했다. 김 감독은 합숙훈련 마지막 날 한양여대와의 연습경기 후 보은이 전훈지로 어떠냐는 질문에 “다시 찾고 싶은 의향이 없다. 훈련에 집중이 안 된다. 운동장이 구비된 상태서 전지훈련도 유치해야지 운동장도 부족한데 계획도 대책도 없이 여러팀을 한꺼번에 불러들였다”고 대답했다. 이어 “종합운동을 뺀 나머지 인조구장은 국제규격이 나오지 않아 정규시합을 치를 수 없는 규격미달의 경기장”이라며 육상선수들과 함께 사용하는 종합경기장도 별도의 대책을 세워놓아야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감독은 보은 도착 후 “보은군은 속리산이 인접해 있어 공기가 맑고 깨끗하고 우수한 시설과 체력훈련을 할 수 있는 각종 부대시설이 선수들의 훈련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 보은으로 전지훈련을 오게 됐다”며 “정상혁 보은군수를 비롯해 축구인들의 적극적인 지원과 관심에 감사드린다”고도 했다.
군은 이 팀을 받아들임으로써 득과 실을 동시에 경험했다. 전국소년체전 충북대표 육상 최종 선발전이 종합운동장 천연잔디가 훼손된다는 이유로 운동장 사용을 거부한 것을 비롯해 남자 고등부 대표팀도 운동장 사용 승낙을 불허 받아 국가대표 트레이닝 센터가 있는 경기 파주로 발길을 돌렸다. 또 보은으로 전지훈련을 온 성균관대 축구부와 기타 여러 축구팀이 여자축구 후보팀의 종합운동장 사용 독점(?)에 눌려 천연구장을 제대로 밟아보지도 못하고 돌아갔다. 군이 국가대표 후보팀을 특별 우대해 파생된 일들로 후보팀은 여타 팀과 달리 전지훈련 내내 천연구장만을 사용했다. 반면 후보팀과 평가전 겸 보은을 전지훈련지로 찾은 한양여대 이상엽 감독은 주로 인조구장에서 연습했으면서도 “전지훈련지로 다시 오고픈 곳”이라며 하계 전지훈련 캠프로 보은을 선택한 것에 대해 만족감과 감사를 표명하고 돌아갔다.
이번 일과 관련, 체육회 관계자들 사이에선 다른 감독들은 몰라도 후보팀 김 감독의 입에서 훈련 지장 운운하는 이런 말이 나왔다는 것에 어리둥절한 반응이다. 김 감독의 말처럼 육상부와의 공동사용으로 훈련에 지장이 있었다는 것과 인조구장에선 훈련을 할 수 없었다는 것은 여자축구 국가대표 후보팀 위주로 모든 스케줄이 맞춰져 있었고 천연구장의 일방적 사용을 허용한 상태서 다른 뭔가가 있을 것이란 골몰에 또 불똥을 몰고 오지 않을까 사기가 바닥이다.
이 보다는 시스템 문제로 문화관광과 소속 체육계와 체육시설의 유지 보수를 담당하는 시설관리사업소의 호흡 불일치에 원인이 있지 않을까 추정한다. 체육계는 행정 지원을 위주로 체육시설물의 관리 및 대회 유치와 개최를 담당하고 시설관리사업소가 시설 운영과 유지보수를 보는 이원적 업무지만 실상 애매모호한 점이 적지 않다. 가령 이번 후보팀 전훈 유치는 조직의 업무분장 사항과 달리 시설관리사업소가 나서 유치했고 운동장 사용권을 행사했지만 이후 선수단 관리는 체육계 몫이다 보니 결국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도 나올 법하다.
공무원과 체육회 오래 몸담은 관계자들조차 사업소 일인지 체육계 소관인지 헷갈리니 훈련 온 당사자 및 주민들은 일이 닥칠 경우 어느 부서로 향할지 혼동되는 것은 당연하다. 이 기회에 업무상 유사성격을 갖고 있는 체육계와 시설운영계의 일원화와 더 나아가 전국대회와 전지훈련 유치를 위한 스포츠마케팅 부서가 짜여질 필요성이 있다. 시스템이 맞지 않으면 열의가 있어도 결국 능력발휘도 일에 대한 성과도 기대하기 힘들뿐더러 효율적이지도 못하기 때문이다. 듣기 험한 소릴 지라도 주어 담을 구석이 있다면 들어야 한다.
/김인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