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본향으로의 회귀 꿈꾸는 영혼의 고백’

<새로 나온 책> 구희문 시집 ‘얼굴’

2010-08-12     천성남 기자
한 시인은 인생에 대하여 노래하고 있다. 인간의 허무와 우정, 사랑, 인연 등등에 대하여.
그리고 그 노래를 듣는 이들에겐 거침없는 ‘공감’이란 선물을 안겨준다.

이번이 세 번째 작품인 구희문(40)시인의 시집 ‘얼굴(도서출판 천년의시작)’은 그대로 인간 본연의 부끄러움, 고독, 슬픔, 그리움 등을 연연이 풀어내어 가슴에 스미게 하는 영혼의 고백같은 시다.

충북 보은 탄부면 대양리 출신인 구 시인은 도종환 시인과 보은서 활발한 문단활동을 하고 있는 동향의 송찬호 시인과 같은 시기에 문단에 나온 고향 선후배 사이기도 하다.

“언제 어느 때라도 이름 옆에는 항상 고향을 따라 붙인다.”고 말할 만큼 구 시인이 생각하는 고향이라는 이름은 남다른 '그리움'이자 '기쁨의 본향'이기도 하다.

천진하고 낙천적인 성향으로 무장한 구 시인이지만 그의 대표적 시감만은 언제나 눈물같은 서정성이 살아난다. 어쩌지 못하는 인간의 외로움을 저버리지 못한 채 시 구절구절에서 흘러넘친다.

시적 기교도 두드러지지 않는다. 오직 그의 작품을 읽는 동안은 순수한 영혼과의 만남으로 조용히 찾아오는 감동 뿐이다.

백우선 시인은 “그의 시에는 4, 50년 전 유소년기의 고향에 묻힌 사랑과 이별, 그리움이 채색돼 있다.”며 “어쩌면 그것은 현대인들이 마음속으로 그리워하는 ‘오래된 미래’의 세계일 수 있다.”고 평하고 있다.

그의 시에는 지금은 보기도 어려운 고무신, 섶다리, 초가지붕, 청보리밭, 다랭이논, 쟁기 등등 마음속에 묻혀진, 그러나 도저히 잊을 수 없는 고향에 얽힌 그리움들이 시 속에 켜켜이 묻어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움은 사람만이 가진 고귀한 신의 선물이다. 그 고귀한 선물을 시인은 단어 속에 녹아들게 하는 정련과정으로 정제된 정감을 표현해 내는 진정한 연금술사가 되고 싶어 한다.

지난 1992년 시집 '삶바라기'로 작품활동을 시작했고 '사람이 그리울 때 난 혼자가 된다' '자유문예'로 신인문학상을 수상했다. '강남시'동인이기도 하다.

/95쪽 도서출판 천년의시작 8000원.
/천성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