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편집배원과 날씨

2010-07-29     홍석원 보은우체국장

날씨는 주어진 시간에 대기의 모든 현상을 모은 것으로 짧은 시간에걸친 현상을 뜻하는데 반하여 기후는 오랜 기간에 걸친 평균적인 대기상태의 표현이다.

기후와 날씨는 우리의 일상생활에 아주 밀접하고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어 이에 대한 정확한 예측은 기상전문가들을 비롯한 인류의 오랜 염원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누구나 가장 궁금해 하는 것이 그날의 날씨이다.
신문이나 티브이 등 언론에서도 가장 중요시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일기예보인데 정확한 정보를 알려주기 위해 매 뉴스시간 말미 또는 상황에 따라 수시 특보로 알려주어 국민 편익을 도모하고 있다.

날씨에 따라 외출할 때의 옷차림에서부터 먹는 메뉴가 다를 수 있고 갖고 있는 직업에 따라 ‘이 일할까 저 일할까‘ 아니면,‘오늘 할까 내일할까’ 망설이며 선택의 기로에 서기도하고 하루의 일과를 결정한다.

봄, 여름, 가을,겨 울 일 년 열 두달 오로지 우편물 배달이란 특수임무를 띠고 달리는 우편집배원의 경우는 사정이 조금 다르다.
우편물은 추우나 더우나 날씨에 관계없이 최대한 빨리 주인을 찾아 배달되어야 하므로 우편집배원은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다.
우편물 배달은 인체의 혈액과 같은 존재로 국가와 국민경제에 중축기간사업이므로 잠시도 멈춰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우편집배원은 당일 도착한 우편물을 어떻게 하면 안전하고 정확하게 배달할 수 있을까하는 대책만 강구하여 그날의 임무를 반드시 완수하여야 한다.
눈이 오거나 비가 오면 평소보다 배달시간이 몇 배 더 소요되어 당연 귀국시간이 늦어지게 된다.
날씨가 궂은 날은 출근도 더 일찍하여야 하고 준비과정이 길어지므로 직원들의 눈빛이 다르고 오랜 직업의식에서 오는 비장감이 흐른다.
우편집배원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또는 바람이부나 맡은 임무를 수행하기위해 밖에서 달려야하므로 어찌보면 날씨에 무덤덤하고 자연에 순응하는데 단련되어 있다.

오늘날 집배원의 가방속에는 예전처럼 깨알같이 곱게 쓴 연인간에 오가는 편지, 군에간 아들로부터의 편지, 객지에 공부하러·돈벌러 간 자식들로부터의 편지 등은 많이 줄어들고 각종 공과금 고지서가 대부분이다.
이로 인해 국민들의 집배원에대한 기다림이나 반김이 줄어들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여전히 가장 친근감있고 반갑게 맞이하는 사람은 변함없이 우편집배원임에는 틀림없다.
우편물을 배달하다보면 음료수나 과일등을 준비했다 주기도하면서 감사와 격려를 받지만 시간이 없어 사양하고 그냥 나올 때가 우리직원들은 가장 미안하다고 한다.
우편집배원은 단지 우편물만 배달하는 것이 아니다.
요즘 독거노인 가족이 많다보니 집안에 크고 작은 일을 할 사람이 없어 집배원들이 바쁜 틈을 내 도와주고 있다.

국민들로부터 가장 친밀감 있고 사랑받고 있는 영원한 사랑의 전령사인 직원들에게 항시 감사하고, 자랑이자 영광스럽게 생각하며 생활한다.
함께 근무하고 있는 필자로서는‘이들과 함께’라고 할 수 있어 더없이 행복한데 날씨에 따라 추울 때는 추위 때문에, 더울 때는 더워서, 비가 오면 비가 와서, 눈이오면 낭만을 즐기기에 앞서 직원들이 모두 안전히 귀가해야 눈(雪)이 쌓인게 보이는 것은 우체국장의 투정일지 모른다.

/홍석원 보은우체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