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한 군수가 되려면

2010-07-01     김인호 기자
정상혁 당선자가 오늘 취임식을 갖고 군수로 공식 업무를 시작한다. 신임 정상혁 군수 취임식은 오전 이시종 충북지사 취임식에 참석한 후 오후 2시 열릴 예정이다. 새 출발 선상에 선 이날 정 군수는 어느 때보다 만감이 교차할 것으로 보인다. 몸가짐도 새롭고 각오도 다를 것으로 판단된다. 공무원은 우리 군 최고의 정예부대로 과거 민관조직이 미약했던 군사시절 잘 조직된 군인이 국가발전을 주도했듯 보은군의 사정은 공무원들에게 달렸다. 이들의 노력여하에 따라 군이 발전할 수 있고 그 반대일 수 있다. 군 최고 조직체로 엘리트 집단인 공무원 수장으로 취임을 축하하고 박수를 보낸다. 앞으로 4년, 보은의 미래가 그의 어깨에 달렸다는 사실을 임기 내내 잊지 말았으면 한다.
새 군수의 우선 임무는 군민에게 희망을 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의 언 마음부터 녹여야 한다. 4년 와신상담 끝에 그것도 구사일생한 선거운동 기간에 유례가 없을 정도로 가시밭길 선거에 시달렸던 정 군수의 마음에 응어리가 없다면 그것은 거짓이다. 그러나 정 군수가 미움과의 싸움에서 무릎을 꿇게 되면 화합과 긍정의 불씨는 타오를 수 없다. 군민은 이미 당선이란 선물로 마음 속 응어리를 풀어주었다. 군민이 큰 그릇의 용기로 지도력을 한껏 발산해보라고 명령을 내린 것이다.
군수는 비전과 전략으로 지역민들의 공감대를 만들어야 한다. 목표와 청사진이 구체적일수록 지역민에게 힘을 얻을 수 있다. 단체장 권한은 살리되 공감대를 유도해야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 선거공약을 다시 살피고 지역현안도 다시 따져봐야 한다.
지역민을 섬기고 배려하는 마음가짐도 필요하다. 공무원들이 가진 장점을 효과적으로 성취하도록 동기를 부여하고 그 자리를 맡겼으면 잠재력을 발휘하게끔 적극 밀어줘야 한다. 공무원은 주민을 직접 상대하기 때문에 공무원과 주민이 교감을 통해 목표점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잘 이끌어야 한다. 이를 위해선 자신부터 엄정해야 한다. 좁은 지역에서 이해관계 때문에 불신이 팽배한 경우를 우리는 이번 선거를 통해 터득했다. 책임의식을 가지고 공명정대하게 일을 추진하지 않으면 지역은 편이 갈리고 각종 부작용이 나타난다.
인사에서는 과감할 필요가 있다. 변화와 개혁을 추구한다면 파격적인 인사도 할 수 있어야 한다. 기존 관행과 서열이 중시되는 인사만으로는 획기적 변화를 가져올 수 없다. 정 군수는 당선자 시절 “긍정적인 사고를 갖고 행동하는 공무원은 우대하고 일을 하지 않는 공무원에게는 불이익을 주겠다”고 언급했다. “선거철만 되면 공무원들이 줄서기를 하는 공직풍토는 바로 잡아야 한다”고도 했다. 지당한 말이고 전직 군수들도 똑같은 생각이었다.
그런데 말이 아닌 행동이어야 한다. 실력보다 인맥과 줄서는 자가 요직에 않고 승진까지 한다면 굳이 욕먹어가면서 헌신할 공무원은 없다. 이런 분위기에서는 위계질서도 서질 않는다. 문을 나서면 직장 동료관계고 선후배 또는 이웃지간이니 허물이 있어도 어물쩍 넘어가게 된다.
지도자의 실천과 발상의 전환도 중요하다. 가령 경제 활성화에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면 경제과를, 농업이 중하다면 농축산과를, 관광이라면 문화관광과가 전략부서가 되어야 하고 능력 있는 자가 필히 맡아야 한다. 이들 부서 책임자들에게 실질적 권한도 부여해야 함은 물론이다. 기존 틀에서 벗어나 서기관 자리를 정 군수가 지향하는 부서에 두고 힘을 한껏 실어주는 것도 한 방법이다. 그래야 책임감도 생긴다.
부디 첫 단추를 잘 꿰어 4년 후 이맘 때 존경받는 군수가 되었으면 한다.
/김인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