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송리 입주예정 악기제조업체 부도
2011까지 100억원 투자, 150명 고용 계획에 제동
투자협약 맺은 보은군, 입사지원자, 건축업체 등 허탈
사업주, “투자협의 중으로 수습 후 직접 운영할 것”
2010-06-17 김인호 기자
보은읍 월송리에 공장을 신축 중인 악기제조 업체가 지난달 부분 가동을 앞두고 직원까지 모집했으나 자금난으로 부도를 맞았다. 이로 인해 현장에 들여놓은 생산라인이 철거되고 건축에 참여했던 업체들이 유치권을 행사 중이다.
보은군청 경제과 기업담당은 이와 관련 “어음 2000만원을 막지 못해 부도가 난 것으로 알고 있다. 군차원에서는 상황을 지켜보는 수밖에 달리 방안이 없다”며 “단기간 내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한 것이 부도의 원인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사업주는 악기 판매상으로 미국과 일본 등으로부터 신용장까지 받아놓은 상태”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악기제조 업체는 지난해 9월 보은읍 월송리에 산 7-1번지 등 5필지 1만 7213㎡면적에 3년간 100억원을 투자하는 협약식을 보은군과 체결했다. 인력도 150여명을 채용할 계획으로 올해 입사지원서를 제출한 지역주민 150여명 중 30명을 선발하고 지난 5월 부분등록까지 마치고 생산설비를 가동시킬 계획이었으나 부도로 모든 것이 중단된 상태다. 종전 들여놓은 생산설비는 철거돼 관리인 1인과 텅 빈 건축물만이 현장을 지키고 있다.
건축물로는 500여㎡ 규모로 보이는 7동이 지어졌다. 이 중 한 동은 30~40명을 수용할 기숙사까지 꾸몄으며 디지털 피아노, 전기 기타, 통기타 등을 생산해 전체 생산량 중 90% 이상인 1380만불(165억원)을 수출한다는 계획이다.
이 업체 조건대로 기업이 들어와 정상가동이 될 경우 기업지원 조례에 따라 군에서 최대 2억원 이상 지원이 가능하다.
군 관계자는 “지금까지 토지매입비 등 50억원 이상의 자금이 들어갔을 것”이라며 “사업주의 열의도 있고 어음 2000만원 부도는 큰 금액이 아니니 빠른 시일 내 재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사업주는 말하고 있고 지역입장에서도 정상화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치권을 행사 중인 한 업체는 시각을 달리했다. 이 업자는 “30여억원의 대출을 실행한 사업주가 공장을 지으면서 거의 비용을 지출하지 않았다”며 사업주 의지에 의구심을 보냈다. “악기제작 기술진 5명이 상주했으나 모두 떠났다”는 말도 붙였다. 이 업체 관계자는 “이 공장을 신축 한 ㅇ종합건설업체에게 받을 금액 8000만원을 보증회사에 위임해 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반면 다른 건축업자는 “사업주가 29억원 대출을 받았고 땅과 건물을 담보로 총 59억원을 투입했다”며 “15~20억원을 투자할 투자자만 나서면 언제든 재기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업체 내부 사정으로 받기로 한 시설자금이 중단돼 부도가 난 것일 뿐”이라며 “현재 구두상으로 20억원을 투자할 의사를 보내온 투자자도 있다”고 재기 전망을 밝게 봤다. “사업주가 재기할 열의를 갖고 백방으로 투자자를 알아보고 있으며 거처도 이 지역에 마련할 계획으로 부도 이후로도 보은을 자주 방문하고 있다”고도 했다.
사업주는 이에 대해 “부도를 조그맣게 맞았지만 이를 수습해 본인이 가동할 준비를 하고 있다”며 “아직 결정은 되지 않았지만 투자자와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채권부분에 대해 “진성어음인지 가상채권인지 모르겠지만 돈 줄게 많지 않다”며 “3자 대면하면 나올 부분”이라고 잘라 말했다.
/김인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