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동과 파란 유권자는 누굴...

이군수 낙마, 보은정가 요동
한나라당 약진에 선진당 초조?

2010-05-27     김인호 기자
지방선거 레이스가 딱 일주일 남았다. 각 후보 진영에선 막판 선거분위기가 승패를 좌우할 최대 고비라고 보고 마지막 남은 기력을 다 쏟아 붓고 있다. 이제 6월2일이면 후보자간 희비가 교차할 선거결과도 나온다.
돌이키면 이번 지방선거는 역대 어느 선거보다 돌발변수가 많았다. 도의원 정원이 한명으로 줄고 현역 선출직 중 절반 가까운 수가 출마를 포기했다. 군수에 도전하겠다는 후보는 많았음에도 정작 유권자가 제일 많은 보은읍에서 여당이 기초의원 공천을 못내는 등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특히 군수선거는 전혀 예상치 못한 격랑을 경험했다.
여론조사에서 꾸준히 앞서가던 이향래 군수가 재선을 목전에 두고 낙마했는가하면 한때 한나라당 유력주자였던 인사가 이 군수 자리였던 자유선진당 후보자리를 꿰찼다. 한나라당은 현직군수가 뇌물수로혐의로 구속돼 절호의 기회를 맞았음에도 역풍도 우려해야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맞았다. 결과론적인 말이지만 군수후보가 되기를 갈망했던 김인수 도의원과 구본선 군의원도 자초해 후보군에서 멀어졌다는 점도 시사점을 던져준다.

◇ 군수후보 세 주자 처녀 출전
한나라당 김수백(61), 자유선진당 정상혁(68), 미래연합 구연흥(69) 등 3명의 후보가 군수에 도전했다. 선거는 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 후보가 양강을 형성하고 미래연합이 추격을 벌이는 양상이다.
‘깨끗한 큰 일꾼’을 구호로 내건 한나라당 김 후보는 부군수 퇴임 10개월 후인 작년 4월 김인수 도의원과 함께 한나라당에 입당했다. 그러나 입당 불과 2개월 만에 재향군인회 모임에서 군수 불출마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으로 인해 올 초까지도 후보군 대열에서 이탈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김인수 의원의 구설수와 지지율 상승 등에 힘입어 당내 경쟁자였던 이영복 도의원과 최원태 전 충북경찰청 차장, 정상혁 전 도의원 등을 물리치고 극적으로 공천을 따냈다.
현재 현역 두 의원은 한나라당 선대본부장으로 기여하고, 최 전 차장은 김 후보를 공개지지한 반면 정상혁 전 의원은 한나라당과 대립관계인 자유선진당 구원투수로 나서 대결한다. 이 군수의 하차와 수뢰혐의는 상대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할 듯 보이나 정작 본인은 숱한 투서들의 진원지라는 오인을 받아 해명에 애를 먹는 입장이다.
‘깨끗한 군정 정직한 군수’를 슬로건으로 내세운 정상혁 자유선진당 후보는 지난 총선 전 한나라당에 재입당했지만 공천에서 탈락하는 쓴맛을 봤다. 공천탈락 후 군소정당을 부유하다 이 군수의 불출마로 자유선진당에 승선했다.
그의 자유선진당행은 일단 양강체제에 합류됐다는 점에서 가장 큰 득을 봤다는 분석이다. 지역에서 선진당과 미래연합의 입지는 큰 차이가 나기 때문인데 특히 오랫동안 선거에서 불패신화를 창조한 자유선진당은 탄탄한 조직력을 지녔을 뿐 아니라 계보를 이었다는 점에서 이 군수의 후광(?)도 기대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헤쳐나 갈 역경 또한 만만치 않다. 새롭게 재편된 선진당 신·구 조직력을 무난히 다독이는 것과 잦은 당적변경에 따른 부담감 등이다. 여기에 이 군수의 지원세력이 얼마마한 힘을 보탤 줄지도 여전히 미지수다.
‘큰일은 아무나 할 수 없다’는 구호를 내건 구연흥 후보는 힘겨운 사투를 벌이고 있다. 지지율, 인지도 등이 상대적으로 낮은데다 정당 또한 활로를 못 찾는 분위기다. 최근 국민중심연합에서 미래연합으로 말을 갈아탔음에도 이렇다 저렇다 관심표현조차 접하기 힘든 실정이다.

◇ 도의원수 줄고 군의원 경합 시들
올해부터 도의원 정원이 두 명에서 한 명으로 줄어든 점이 특징이다. 도의원 선거에는 당초 한나라당 김태훈(48) 후보와 자유선진당 유완백(63) 후보가 맞붙을 것이라고 예상되었으나 민주당이 비례대표를 내지 않은 것에 반발한 무소속 황경선(50) 후보가 뒤늦게 가세해 3파전으로 치르게 됐다.
한나라당 김 후보는 한때 비례대표 등의 유혹을 받았던 것으로도 알려졌지만 한 길만을 고수하고 밑바닥부터 기반을 다져 공천을 따냈다. 자유선진당 유완백 후보는 주변의 출마권유에 장고를 거듭하다 출사표를 던졌다. 이 군수 낙마 후엔 군수후보로 점프를 제유받기도 했으나 끝내 사양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소속 황 후보는 진정 군민을 위한 올바른 정책대안으로 살기 좋은 지역을 만들고 새로운 변화에 목마른 군민을 위해 새바람을 일으켜보겠다며 보은군 사상 처음 지역구 선거에 도전장을 낸 최초의 여성이란 꼬리표를 달게 됐다.
기초의원도 올해 현역이면서 전현직 의장인 두 명의 의원이 출마하지 않는 등 적잖은 이변을 연출했다. 한나라당은 보은읍에서 후보를 내지 않는 전략공천을 감행했고 5명을 선발하는 ‘나’와 ‘다’ 선거구에서도 정원수에 못 미치는 3명의 후보만을 공천해 비례대표를 포함시키더라도 기초의원 정원 8명의 절반인 최대 4명의 기초의원만을 소속으로 두게 됐다.
민주당도 기초의원 4명만을 이번 선거에 출전시켜 제1여당이란 이미지에 얼룩을 남겼다. 기초의원출마자 중엔 정당공천을 신청했다 배제되자 다른 정당이나 무소속으로 출마한 후보자도 꽤 있다. 공천탈락 후보를 다시 기용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김인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