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밀약설’ 신경전

한나라당 “이용희 아들에게 자리마련 밀약설 확산”
민주당 “마타도어 수준의 소문…‘열세’라는 증명”

2010-05-20     보은신문
이용희 자유선진당 의원의 이시종 민주당 충북지사 후보를 공개 지지한 것을 놓고 한나라당과 민주당 사이 지난 17일 가시 돋친 신경전이 오갔다.
한나라당 안영환 중앙선대위대변인은 이날 ‘충북에 야당 발 변종 매관매직 경계경보를 발령한다’는 제목의 논평에서 “충북에 야당 발 변종 매관매직 소문이 확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안 대변인은 “선진당은 충북도지사 후보를 못 냈는데, 선진당 이용희 의원이 민주당 후보를 지지해 당선되면 이용희 의원 아들에게 도지사 아래의 자리를 주겠다는 밀약설이 들리고 있다. 만일 사실이라면 정책과 이념 등에서 전혀 다른 두 정당의 저급한 매관매직 야합으로 충절과 절개를 상징하는 충청의 정신을 훼손하는 변절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며 민주당을 자극했다.
안 대변인은 이어 “공직을 담보한 기부행위는 ‘누구든지 선거와 관련해 약속이나 요구 지시 권유 알선을 할 수 없다’는 선거법 113조 위반의 논란도 있다”며 “민주당과 선진당은 선거기간 동안 ‘부적절한 동거’로 잠시의 쾌락을 맛보려하다가는 국민의 호된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자 민주당충북도당도 논평을 내고 즉각 반격에 나섰다.
민주당은 “이용희 의원은 선진당에서 도지사 후보를 내지 않은 상황에서 ‘현재 나와 있는 인물 가운데 제일 낫기’ 때문에 또 세종시 원안 사수라는 공동의 목표를 위해 이시종 후보를 지지하는 것”이라며 “그런데도 집권 여당이자 전국 최대 규모 공당인 한나라당이 자신들 스스로 밝힌 대로 마타도어 수준의 소문을 근거로 그런 주장을 하는 것은 그만큼 충북에서 한나라당이 열세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민주당은 또 “근거 없는 소문을 논평 형식을 빌려 퍼뜨리는 것은 공명선거 분위기 확립에 큰 책임이 있는 집권 여당이 오히려 선거를 음해와 흑색선전 등으로 점철된 공작선거로 이끌려는 의도가 있다고 밖에 해석할 수가 없다”며 발끈했다.
민주당은 “오히려 우리는 한나라당 정우택 후보가 도지사직이 정지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도청 공무원들을 자신의 선거에 개입시키는 관권선거를 자행하고 있다는 제보가 들어와도 언론에 알리지 않고 사실관계를 확인 중에 있다”며 “한나라당이 또다시 흑색선전을 퍼뜨린다면 충절과 절개의 충청인들이 결코 용서치 않을 것임을 경고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의 대응에 한나라당도 재공세로 일침을 가했다.
한나라당은 “정치적 밀약설이 보도까지 된 만큼 사법당국의 철저한 진상규명과 선거법 위반 여부를 가려줬으면 한다. 분명한 것은 한나라당이 소문을 퍼뜨린 것이 아니라 소문이 나왔으니 진실을 고백하는 것이고 선거법에 위반이 된다면 그것대로 정상적으로 처리해달라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중앙당 차원에서 정치적 합의가 있었던 것도 아닌 데다 이 의원이 민주당으로부터 사실상 쫓겨난 정치적 상황을 감안할 때 이 의원이 자당 소속도 아닌 민주당 후보를 지지하게 된 배경에는 ‘정치적 밀약’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게 한나라당 측 주장의 요체다.
반면 민주당측은 이 의원이 정당과는 상관없이 개인적 소신에 따라 이시종 후보를 공개 지지한 것에 불과한 것을 두고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한나라당의 음해라고 보고 있다.
이와 관련, 만일 한나라당 주장대로 정치적 밀약이 있었다면 민주당으로선 선거 판세에 치명적인 악재로 작용할 것이란 반면 민주당의 반박대로 그저 떠도는 소문을 한나라당이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이라면 오히려 한나라당이 타격을 입게 될 것이란 시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