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의원은 나요”
기초의원 선거 장담 하지 마
2010-05-20 김인호 기자
각 면별로 1명을 선발했던 소선거구제에서 2006년 지방선거부터 지역구별로 2~3명을 뽑는 중선거구제 전환은 군의원을 배출하지 못한 지역에 소외감을 안겨 준다는 게 주민들의 설명이다. 이 때문에 두 번째 중선거구가 시행되는 이번 선거에선 특히 자기지역 출신 후보자에게 표가 몰리는 현상이 두드러질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이런 점에서 인구수가 많은 지역과 각 면에서 한명이 출마한 지역은 유리한 상황이고 그렇지 못한 면 후보의 경우 고전할 수밖에 없다는 게 지역정가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중선거구제 전환은 또한 현역 의원에게도 프리미엄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중선구제도 하에서 선거를 경험한 현역의원은 아무래도 그간의 활약상 등으로 인지도에서 앞설 수 있는 데다 지역구 관리에서도 초보 출마자보다 유리하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이다.
실제로 올해 기초의원에 도전한 후보자는 지난해(비례대표 제외) 35명보다 절반이 줄어17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이와 관련 한 후보자는 “출마자 대부분 자기 출신지역에서는 자신감을 갖고 있지만 출신지 이외의 지역은 잘 알지 못하는 형편”이라며 “한 지역에서 한 후보가 출마한 지역의 후보자가 당선가능성이 매우 높은 편이고 입후보도 꺼리게 되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3명이 예비후보로 등록했던 속리산면의 경우 지난주 한 후보가 돌연 후보직을 사퇴해 두 명의 후보로 압축됐다. 주위에선 당선가능성을 고려한 후보사퇴로 보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삼승, 내북, 산외, 수한, 회인, 회남면은 한명의 후보를 배출한 지역이다. 11개 읍면 중 장안면은 유일하게 후보를 내지 못한 지역이 됐다. 반면 속리산(2명)과 마로면(3명), 탄부(2명)은 복수 후보자를 냈다.
이에 따라 나 선거구의 경우 후보자를 내지 못한 장안면이 유세 중심 각축장이 될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특히 삼승, 내북, 회남 등 3지역은 현역의원을 보유하면서 단수 후보를 내 이 지역 후보자들이 상대적으로 편하게 선거전에 임할 것이란 관측이다.
그러나 회남의 경우 인구수에서 불리한데다 동질성을 보였던 회인면에서 후보가 나왔고 회남면에서 한명의 후보가 나섰지만 견제가 심하다. 산외와 수한의 경우 해당 후보자들의 지역구 관리가 미흡한 것으로 평가되면서 역으로 수한과 산외가 공략대상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 보은읍 선거구= 상업과 농업이 혼재한 지역이란 점이 다른 선거구와 구별된다. 2명을 선발하는 보은읍 선거구에는 자유선진당 김응선, 정희덕 후보가 도전장을 냈으며, 안종철 후보가 민주당으로 출사표를 던졌다. 한나라당 공천을 거머쥐었던 구본선 후보는 한나라당 공천에서 취소돼 무소속 후보가 됐다.
지역 주민들은 이 지역의 선거판세를 백중세로 보는 시각이 많다.
자유선진당 김 후보는 후보자 중 가장 젊은 데다 한농연 회장 출신이며 농민출신으로 당원 서명을 가장 많이 받아 공천을 따냈다. 지역의 차기 인물이 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자유선진당 정 후보는 지난 지방선거와 산림조합장 선거 등 경험이 풍부하고 폭넓은 활동을 벌여온 데다 자영고 총동문회장 등을 역임해 인맥 및 지명도에서도 뒤지지 않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민주당 안 후보 역시 보은농협 조합장 3선의 관록이 말해주듯 농협 조합원을 중심으로 지지기반이 틈실한 것으로 후한 점수를 주는 분위기다. 특히 인지도와 지명도에서 타 후보에게 뒤지지 않으면서 두각을 보일 것이란 관측이다. 하지만 자유선진당 문을 두드리다 민주당으로 돌아선 점이 걸린다.
무소속의 구 의원 또한 선거경험이 풍부하고 럭비공이란 별칭을 얻은 것처럼 특유의 고정표를 갖고 있는 데다 무소속이란 핸디캡에도 측면에서의 지원세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측되는 인물이다. 특히 이번 선거가 최후 선거가 될 공산도 커 어느 선거보다도 사력을 다하고 있다. 마지막 선거 판이 될지 명예회복의 장이 될지 바짝 긴장하고 있다.
◇ 나 선거구(탄부 마로 장안 속리)= 자유선진당 최상길 의원이 초선의 현역 군의원으로 이 지역구에서 유일하게 출사표를 던졌다. 그러나 우군이면서 절대적 우호관계였던 마로 출신의 이향래 군수의 낙마와 마로면에서 3명이 출마함에 따라 현직 프리미엄도 보장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한나라당 구상회 후보는 현역 의원이 의정활동이나 민원 해결 등 지역민 기대에 못 쳤다고 보고 틈새를 노리고 있다. 모나지 않은 원만한 성격으로 지역주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주민 곁으로 한층 다가서 마로면 차기 주자로 우뚝 서겠다는 복안이다. 처음이자 마지막이란 자세로 지지세 확장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한나라당 권규식 후보는 현역 의장인 군의원을 물리치고 당 공천을 손에 쥐었다. 이 여세를 몰아 출신지역과 장안면 등을 대상으로 표심을 몰아 군의회에 진출하겠다는 기세가 대단하다. 과거 탄부농협 조합장을 지내고 현실 정치에도 익숙하다는 평가로 한나라당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자유선진당 임희순 후보는 속리산면의 예비후보였던 백영한씨를 등에 업은 데다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높다고 보는 장안면에서의 우위로 승리를 확신하고 있다. 특히 이장협의회장 시절 쌓아 둔 후덕한 면이 선거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공천 탈락 후 무소속에서 선진당으로의 회귀에 대해 유권자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미지수다.
민주당 김응철 후보는 민주당 고유의 표에 기대가 큰 눈치다. 선진당과의 야당 연합으로 공천 자체가 불투명한 상태서도 흔들리지 않고 공천을 따냈다. 둘이 출마한 속리산면 경합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는 것과 장안면에서의 선전이 관건이다.
민주당 정광범 후보는 농협인으로 마로농협 전무와 초대 남보은농협 상임이사를 지내 마로와 탄부에서 비교적 고른 인지도를 보이고 있다. 출신지역인 탄부에서의 절대적 신임과 마로에서 지지를 등에 업는다면 해볼만하다는 계산이다.
무소속 원갑희 후보는 젊음과 참신하다는 점이 특히 지역주민들에게 어필될 것으로 보고 있다. 관기 1구 새마을지도자 출신으로 농장을 경영하면서 뜻한 바를 소신껏 펼쳐보겠다는 의지가 굳건하다.
한 마디로 이 지역구는 예측불허의 선거가 진행될 것이란 지역정가의 분석으로 앞으로 남은 시일을 어떻게 활용하느냐 여부에 따라 승부가 결판날 것으로 보고 있다.
◇ 다 선거구(내북 산외 회인 회남 수한 삼승)= 보은군 지역구 중 가장 많은 인원인 3명을 선발하는 지역이지만 경합결과 또한 예측할 수 없는 지역으로 관심 대상이다. 특히 한나라당 기초의원 대표주자격인 박범출 현역 군의원의 행보가 주목된다. 박 의원마저 무너질 경우 이 지역은 자유선진당의 독무대도 바라볼 수 있다.
이 지역은 현역의원으로 한나라당 박범출, 선진당 이달권, 선진당 이재열 의원 등 3명이 3선 의원을 노리고 있고 민주당 오규택 전 군의회 의장이 수한을 대표해 대표주자로 출전하며 회인면 윤석영 후보가 자유선진당으로 그리고 산외면 구연재 후보가 무소속으로 모두 6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이 지역은 단일후보를 내고 지역구 관리를 해왔다는 점에서 내북 이재열 후보와 삼승 이달권 후보가 양강을 형성하고 지난 선거에서 예상을 뒤엎고 1위를 차지한 박범출 후보와 윤석영, 오규택 후보가 추격전을 벌일 것이라는 게 정가 분석이다.
특히 현역의원이 없는 산외면과 수한면이 표 향방을 결정할 것으로 보고 회남 회북 표 분산이 이 지역과 연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박범출 현 의원의 아성이 유지될지 윤석영 회인면 체육회장이 그 자리를 이을지 아니면 오규택 전 의장이 옛 명성을 되찾을지, 수많은 선거에서 쓴 잔을 마셔본 산외면 구연재 후보가 얼마만큼 빛을 발휘할지 여로 모로 관심 대상이 되는 선거구다.
/김인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