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문화 대부분 사라져 재현 필요
체험 프로그램 개발 필요 - 농촌 문화체험
2002-01-26 송진선
짚을 엮어 만든 초가지붕에 엉성하게 엮은 싸리문이 있었고 흙장 담이나 돌 한줄 놓고 흙을 넣고 다시 돌 한 줄 놓고 흙을 넣은 돌담이었다. 그 돌담을 지나 싸리문으로 열고 집으로 들어가 우선 부엌을 보자. 옛날에는 아궁이에 불을 지피고 나무가 잘타도록 손으로 돌리면 바람을 일으키는 풍구질을 하기도 했다. 솥을 아궁이에 걸친 부뚜막이 있고 찬장이 있었다. 90년대 초까지만 해도 마을에서 몇 집은 전통 부엌의 모습을 찾아볼 수 있었으나 주거환경 개선 사업으로 불때는 아궁이는 모두 기름보일러나 심야전기 보일러로 대체돼 난방 단추 하나만 누르면 방이 따뜻해진다.
아궁이에 장작을 지피고 윗목에 화롯 불을 놓아 방안 공기를 덥히고 새벽녘이면 아버지가 세수도 하고 밥하는데 쓸 물을 미리 데워 다시 아랫 목부터 온기가 차오르는 것이 옛날 우리의 방은 온데간데 없다.
그런가하면 논이나 밭에서 수확한 것들은 지게에 실어 지고 오거나 소달구지를 이용해 실어왔다.
특히 소달구지는 장에 볼일을 보러갈 때 자가용 역할을 했다. 지금은 농촌에서도 리어커를 찾아보기가 힘들고 경운기, 트랙터 농사용 트럭이 지게나 소달구지를 대신하고 있다. 곡식을 찧는 기계도 없어 홈이 패인 돌을 땅에 박아놓고 수수도 찧고 고추도 빻던 디딜방아도 사라진지 오래다. 집에 펌프가 있으면 그래도 살기가 좀 나은 편. 동네 우물에서 물지게로 물을 져날랐다.
하루 쓸 물을 솥과 단지에 담아놓고 또 소에게 줄 물까지 길어나르다 보면 한나절이 걸린다. 이런 모습들은 이제 전시장에 진열된 상품처럼 민속촌에서나 볼 수 있는 우리의 옛 농촌 문화다. 그런 농촌 문화를 모두다 재현하는 것은 어렵지만 재현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자. 아직 소달구지를 가지고 있는 가정이 있다. 또 아직 시내에 대장간이 있으니까 소달구지를 만들면 될 것이고 디딜방아도 아직 남아 있다.
소달구지 타기, 디딜방아 찧기, 우물물 푸기, 펌프물 푸기, 새끼 꼬아보기 등은 농촌문화를 재현하면 도시 아이들은 아마 생전 처음일 수도 있는 색다른 체험이 될 것이다. 어른들도 옛날 추억을 되새겨 볼 수 있는 상품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