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다운 자녀를 위해 부모가 모범을 보여야
사 명 숙(회인초 교감)
2002-01-19 보은신문
농부가 풍요로운 결실을 만끽하기 위해서는 온갖 고뇌를 감수해 가며 값진 땀을 흘려야 하듯이 그야말로 사람다운 자녀를 원한다면 초등학교 입문 이전에 기본 생활 습관이 형성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진정 내 자식을 사랑한다면 오류를 범했을 때 무조건 관용하고 방관할 게 아니라 제재를 가해서라도 일깨워 주어야 한다.
학교 교육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가정에서 부모가 확고한 가치관을 가지고 훈육하고 모범을 보일 때 어린이는 성숙된 인간으로 발돋음할 수가 있을 것이다. "세상이 변해서 어쩔 수 없어." "요즘 애들은 다 그래." 하고 체념을 할 게 아니라 비록 내 자식만이라도 기초 질서 지키고 예절 바른 행동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는 길이야말로 부모 자신을 위하고 나아가 살기좋은 사회를 만드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한다.
얼마전 도로변에서 파란 신호등이 켜질 때를 기다리고 서 있을 때였다. 갑자기 젊은 부인이 대여섯 살 된 아들의 손을 잡고 뛰다시피 무단 횡단을 하면서 그래도 그게 사랑이라고 생각한 양 "너 혼자 갈 때는 파란 불 켜지면 건너가야 돼." 라는 말을 듣고 나니 기분이 씁쓸했다. 학교에서 아무리 바른 인성 함양에 주력한들 모슨 소용이 있으랴.
어린이를 나무에 비한다면 묘목에 불과하다. 어린 나무를 쓸모있는 한 재목으로 키우기 위해서는 해충 예방제 투약은 물론 적기에 영양과 수분을 공급해 주어야 하듯이 인간다운 인간을 키우기 위해서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늘상 이어지는 어린이의 일거수 일투족에 관심을 갖고 바른 길로 인도해 주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오히려 잘 자라고 있는 나무에 해충을 옮겨다 준 격이 되었으니 말이다.
자기는 "바담 풍" 하면서 자식은 "바람 풍" 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부모 자격이 없는 사람이 자행하는 처사다. 진정 내 자식을 사랑한다면 언행이 일치할 수 있도록 모범을 보이는 것이 부모의 도리가 아닐까?
<정이품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