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이품송 관람대 설치로 더 가까이서 본다

썩은 가지 외과수술·CCTV도 갖춰

2010-03-11     보은신문
속리산 정이품송(천연기념물 103호)을 지금보다 한 발 더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게 된다.
보은군과 문화재청에 따르면 올해 2억3천만원을 들여 이 나무 주변에 길이 88m, 폭 1.5m의 관람대를 만들어 관광객들이 가까이서 정이품송의 아름다운 수형를 감상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정이품송을 둘러싸고 있는 울타리(관광객 통제선)보다 1.5~2m 안쪽에 설치될 관람대는 반원형태로 만들어져 다양한 각도에서 관람이 가능하다.
관람대 주변에는 22개의 조명을 달아 야간 관람을 돕고, 폭설·태풍 등 기상재해때 나무상태를 실시간 관찰하는 폐쇄회로(CC) TV도 새로 설치된다.
수세악화를 막기 위한 외과수술도 병행되며 군은 현대나무병원에 의뢰해 이 나무의 상처난 가지 22곳을 도려내고 방부처리한 뒤 빗물 등이 스며들지 않도록 인공수피를 다시 씌울 예정이다.
보은군 정유훈(37) 학예연구사는 "10여년 전 수술한 부위에 틈이 생기면서 다시 부패가 진행되고 있어 문제가 될만한 부분을 재수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뿌리 건강을 해치는 원인으로 지적되던 밑동 주변 복토층에는 산소공급을 위한 유공관(지름 10㎝ 안팎의 플라스틱 원형관)과 배수로가 설치된다.
이 복토층은 1974년 인근 도로와 높이를 맞추기 위해 채워진 것으로 그동안 50㎝ 가량이 제거됐지만 아직 10~30㎝ 정도가 남아 뿌리호흡을 방해하는 원인으로 지적돼 왔다.
정 학예사는 "애초 남은 복토층을 모두 제거하는 방안이 검토됐으나 잔뿌리가 많이 뻗어 있어 유공관을 박고 배수기능을 촉진시키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며 "4월 초 공사에 나서 늦어도 장마가 시작되기 전 마무리지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조선조 7대 임금인 세조의 어가(御駕)행렬이 무사히 지나도록 스스로 가지를 들어 올려 '정이품' 벼슬을 받았다고 전해지는 이 나무(높이 16m, 가슴높이 둘레 4.7m)는 1990년대 이후 잇달아 강풍과 폭설피해를 봐 그동안 4차례 가지와 뿌리 등을 잘라내는 큰 수술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