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으로 지역경제 활성화 위한 신념 절실"

발전적 변화를 위한 노력절실
보은군 학교교육은 '심각한 위기상황'
교육은 학교만의 문제 아닌 지역의 문제

2010-01-21     김인호 기자
글 싣는 순서
1. 교육이 지역의 경쟁력이다.
2. 인구유출로 지역경제 침체와 교육여건 악화
3. 보은의 선택과 과제

보은군내 인구의 감소와 지역경제의 낙후가 지속되고 있는 시점에 가장 시급한 문제로 제기되고 있는 문제가 교육문제이다. 이러한 교육문제를 타개하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해야 하는지 어떠한 과제를 수행해야 하는지 진단해 본다. <편집자 주>


올해 고교신입생 모집에서 보은자영고와 보은고는 신입생 정원을 채웠으나 보은정보고와 보은여고는 정원에 미달, 학과운영 축소가 불가피하게 됐다.
지난 20일 신입생 추가모집을 마감한 보은정보고는 60명 정원에 53명이 등록해 7명이 미달됐다. 이 때문에 종전 3학급에서 2학급으로 학과 축소가 뒤따를 전망이다.
신입생 102명을 모집하는 보은여고도 정원에서 36명이 모자란 66명만이 최종 등록, 기존 3학급을 2학급으로 줄여야 할 상황에 놓였다. 원인은 중학교 졸업생 수(333명)가 고교정원(398명)에도 못 미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학교교육 정상화를 위해서는 소규모 학교로 전락 위기에 놓인 인문계와 전문계 고교의 통폐합 문제를 시급히 지역 내 이슈로 부각시켜 획기적인 방안마련이 필요하다는 자조석인 지적이 교육계 및 지역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오는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책대안으로도 채택할 수 있는 사안이다.
전국적인 현상이긴 하지만 보은의 한해 신생아 수는 200명도 채 되지 못할 정도로 학령인구가 급감하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는 학교의 소규모화를 초래해 정상적 학교 운영을 어렵게 할뿐 아니라 비전공 교사 운영 및 복수학년 1학급을 구성하는 복식수업도 불가피하게 만든다.
또 소규모 학교는 고비용 구조로 교육재정 운용에 비효율을 초래하고 양질의 교육을 담보할 수 없어 학생유출로 이어지고 이는 교육여건 악화라는 악순환 구조를 형성할 수 있다.
보은지역혁신협의회가 지난 2008년 12월 용역을 의뢰한 한국지방교육연구센터(책임연구자 정영수 충북대 교수)는 ‘보은군 교육을 위한 선택과 과제’란 보고서를 통해 “보은군의 학교교육은 심각한 위기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보은의 교육환경을 진단했다.
이 보고서는 보은교육청과 보은군청 공무원, 보은군내 인문계고교와 전문계고교, 보은중학교 등 55명을 대상으로 각 기관의 기관장과 주요 관련 인사들을 만나 보은군 학교교육발전을 위한 지역적 현황과 학교교육실태에 관한 견해를 수렴했다.
제목에서 읽을 수 있듯 교육전문가가 보은군의 교육실태를 전반적이고 체계적으로 비교 분석해 보은교육이 나아갈 방향과 과제를 처음 조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담긴 자료보고서라 하겠다.

◇ 학생수 감소
학생수가 계속 줄면서 정상적인 학교교육운영이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100명 이하의 학교가 대부분. 삼산초, 동광초, 보은중, 보은여중 등은 제외) 고등학교의 경우 중학교 졸업생수가 고등학교 입학정원에 비해 60여명 정도가 부족한데 중학교를 졸업하면서 청주시나 그 외 특수학교로 진학하는 아이들을 고려하면 예상되는 실제 부족 정도는 더 심각하다고 볼 수 있다.

◇ 학력저하
지역적 특성상 보은군의 우수한 인재들의 관외입학이 늘어나는 반면 청주시나 다른 군으로부터는 학력부진아들의 관내유입으로 인한 전반적인 학력저하와 학습분위기 침체, 그리고 인성교육의 문제를 안고 있다.(관외 학생의 관내 고등학교로의 입학이유는 보은군내 전문계로 오기 위한 것과 청주시내 학교로 진학할 성적이 되지 못해 어쩔 수 없이 진학하는 경우가 있는데 후자의 경우에 해당된다는 점이 문제.)
중학교 때부터 생활상의 문제를 지니고 있는 경우가 많고 고등학교로 진학한 뒤에도 여전히 문제가 되는데 학력적인 측면 뿐 아니라 생활지도에 많은 문제와 어려움을 야기하고 있다.

◇ 학력저하의 원인
학력저하의 원인은 학교교육이 당면하고 있는 문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역침체로 인한 우수학생의 관외유출, 이로 인한 학생들의 의욕저하와 전체 분위기 침체, 학부모의 의식차이, 학생들의 목표의식 상실과 도전의식의 저하 등이 주요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 때부터 기초학력의 부족과 이로 인한 고등학교 교육과정의 학습능력 부진, 학력신장을 위한 시스템의 부족 등도 지적됐다. 특히 기초학력의 부진은 지역적 특성과 가정적 요인에 의한 누적적 결과로 이에 대한 현실적 대안이 시급하다고 인식하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학부모들의 교육관심도에 대한 평가다. 학부모의 교육열이 높은 경우에는 관외유출의 원인이, 낮은 경우에는 학습의욕 상실과 학교에 대한 무관심의 원인으로 지적돼 그 어느 경우에도 보은군내 학교교육의 발전에 기여하지 못하고 도리어 저해요인으로 평가됐다.

◇ 돈만 있으면 대학은 아무나
돈만 있으면 전문대 정도는 아무나 갈 수 있을 만큼 대학이 많은 것도 학습분위기 저하와 목표의식 상실의 한 원인이다. 졸업생의 상당수가 전문대로 진학하는데 이 학생들이 계속 대학생활을 끝까지 잘 하는지는 별도의 문제이긴 하지만 그러다 보니 더 공부에 관심을 가지지 않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 학교교육 정상화 방안마련 시급
보은군의 학교교육정상화를 위해서는 종합적이고 획기적인 방안마련이 시급하며 공통적으로 제시된 방안이 고등학교의 통폐합이다. 그러나 시기와 방법에 있어서는 견해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특히 일반계고의 경우 두 학교의 설립주체가 다르다는 점과 학교 동문들의 반대는 통폐합의 실현가능성을 가로막는 주요요인이 되고 있다고 인식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제대로 된 고등학교가 있어야 하고 제대로 된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 이를 고려할 때 문제해결을 위한 여러 방안들이 있을 수 있으나 현재 가능하고 시도해 볼만한 방안이 고등학교의 통폐합을 통한 발전방안이다.

◇ 위기상황에 직면한 보은교육
대부분이 현재 보은군의 학교교육은 심각한 위기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느끼고 있다. 이 위기는 보은군의 지역적 특성으로 인한 전반적인 지역경제의 침체와 인구수의 감소, 이로 인한 우수학생의 유출로 인한 학생수 감소가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러한 상황이 학생들의 학력을 저하시키고 침체된 분위기가 학생들의 도전의식과 목표의식의 부재로 이어져 학교의 경쟁력이 매우 약해졌다고 판단하고 있다. 특히 일반계 고등학교의 경우 학생수 감소는 대학입학에서 내신이 불리해지는 현실적 문제를 야기하고 있으며, 이는 지역주민들의 보은군내 학교교육에 대한 불신을 가중시키고 있다.
근래 보은의 추이를 보면 계속적인 출산율의 저하와 노령인구의 증가, 지역경제로 인한 도시로의 이주 등이 4~5년 이후 정상적인 학교교육이 불가능하게 될 여지가 많다. 더구나 편리해진 교통망이나 학부모의 교육열이 도리어 관내 지역민이나 우수학생의 유출을 더욱 부추기는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평가된다.

◇ 변화가 절실히 필요하다
학교교육이 정상화를 위한 발전적인 변화가 절실하다. 학교교육의 발전적 변화를 위한 노력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조만간 보은군내 학교교육은 경쟁력을 잃고 존립자체가 불가능할 수도 있다.
지역간의 경쟁이 보다 표면화되고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학교교육의 정상화는 학생 개인의 차원에서 기초학력신장을 통한 자아실현이라는 점에서 중요할 뿐 아니라 지역적 차원에서도 지역인재를 육성하고 고급인력을 양성함으로써 지역의 발전을 가능하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보은군이 보유하고 있는 기반시설과 잠재력을 최대한 활용해 학교교육의 정상화 및 보다 발전적인 방향으로의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

◇ 교육은 학교만의 문제가 아닌 지역의 문제
학교교육의 발전을 위한 변화의 방향은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관점에서 체계적이고 조직적으로 설정 추진되어야 한다. 보은군의 학교교육이 당면하고 있는 문제는 학교만의 문제가 아닌 지역의 문제와 더 나아가 시대적 변화의 영향 속에서 형성된 것임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특정 학교만을 대상으로 하거나 특정 문제만을 해결할 것이 아니라 다가올 미래의 모습을 예측하고 지나온 과거의 시행착오를 유념하면서 신중하게 설정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보은군내 전 학교 급을 대상으로 체계적인 검토와 문제점을 분명하게 확인하고 그 원인들을 다각적으로 검토 분석해야 한다.

◇ 지역발전과 학교교육의 발전은 구성원의 결집이 관건
보은군의 현재 열악한 상황 못지않게 문제로 지적된 것 중의 하나가 지역주민들의 상실감과 위축감이다. 학생들 역시 도전의식과 목표의식의 상실로 의욕이 저하되고 누적적인 위축감과 상실감으로 인한 자신감 결여가 두드러지고 있다.
계속되는 지역경제 침체로 지역주민들의 지역에 대한 자긍심이나 발전가능성을 확신하지 못하고 있으며 지역적 차원에서의 결집된 의지와 확고한 믿음이 결여되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군차원에서 지역발전을 위한 계획구상과 학교교육의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지역의 발전과 학교교육의 발전은 한 개인이나 한 집단만의 의지와 노력으로 가능한 것이 아니며 특히 침체된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전 구성원들의 결집이 성공의 관건이다. 지역에 대한 기대와 믿음을 가지고 미래에 대한 비전을 공유할 수 있을 때 변화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김인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