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치솟는 이용희 국회의원
정동영 의원, 이 의원 팔순잔치 주선…민주당 복당설 솔솔
복당신청한 정 의원과 동반입당이냐 단순한 보은이냐 구구
민주당, 이용희 의원 영입하면 지사 선거도 열세 극복
2010-01-21 김인호 기자
정 의원이 자유선진당인 이용희 의원의 팔순잔치를 주선한 것을 놓고 이 의원의 복당 가능성이 제기돼 관심을 끈다.
이 의원의 움직임에 따라서는 보은군 등 남부 3군의 정계개편이 진행돼 선거를 불과 4개월여 앞두고 선거판에 지각변동을 가져올 수 있다. 보은의 경우 마땅한 후보자 물색에 어려움을 겪는 민주당과 이향래 군수가 후보로 나설 것이 확실시 되는 선진당의 입장이 뒤바뀌게 된다.
보은에서는 이 의원이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 공천에서 탈락한 후 선진당으로 간판을 바꿔달아 여의도에 입성했음에도 여전히 이 의원의 민주당 복당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분위기다.
무소속의 정동영 의원이 민주당으로 복당하고 정치권의 권력구도가 재편된다면 이 의원도 움직일 것이란 시나리오가 좀체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나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이다.
이 의원은 정 의원이 대통합민주신당 대선 후보까지 오르는 데 기여했던 1등 공신이다. 대선 후보 경선 당시 정동영 캠프 좌장이었고 당 대선 후보가 된 뒤에도 최고고문직과 조직자문위원장을 맡아 큰 역할을 한 후 지난해 정 의원의 보궐선거 출마 당시에도 무소속 출마를 옹호하는 발언을 해 정 의원과의 돈독한 관계를 과시했다.
이 의원은 당시 정 의원의 무소속 출마에 대해 “당연히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정 의원의 출마를 옹호했다. 같은 당 대변인의 “대선 출마자가 보기 좋지 않은 모습으로 국민 앞에 다시 선다는 것이 참 씁쓸하다”고 꼬집은 것과는 비교되는 발언이었다.
이 의원은 “지난 총선에서 서울 동작 을에 출마했다 낙선한 뒤 1년 만에 지역구를 바꿔 출마하는 것을 두고 비판이 크지만 정 전 장관의 4·9 총선 출마가 “희생된 것”이라며 정 의원을 두둔했다. 특히 이 의원은 민주당 공천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공천 기준의 첫째는 당선 가능성을 봐야 하는 것 아니냐”며 “정 전 장관이 지역 연고가 없는 것도 아니고 그곳에서 키워 대통령 후보까지 했고, 지역 유권자들이 호출하다시피 해 출마한 것인데 당에서 공천을 안 준 것은 정치 이전에 인간적으로도 잘못됐다”고 꼬집었다.
정 전 장관의 당시 무소속 출마로 정치권에서 ‘정동영발 정계 개편’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이 의원은 “자연스럽게 정계 개편이 되지 않겠느냐”며 만일 정 전 장관이 정당을 만들 경우 합류할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당을 만드는 게 아니라 기존 정당과 제휴도 하고 그러지 않겠느냐”고 합류 가능성을 일축하지 않았다.
◇ 지방선거 구원요청 불발
이날 팔순잔치도 과거에 대한 단순한 보은의 자리가 아니라 정 의원이 민주당 복당을 신청한 상태서 이 의원에게 동반복당을 권하기 위한 자리였을 것이란 추정도 두 사람의 돈독한 관계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다.
이날 참석자 20여명은 무소속의 정 의원과 자유선진당의 이 의원을 제외하고는 모두 민주당 소속이었다. 이강래 원내대표, 이종걸 의원 외에도 과거 친 정동영계 의원들이 자리를 함께한 것은 물론 지역에서도 홍재형 의원과 변재일 의원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이날 회동의 성격은 정동영 의원이 복당을 앞두고 이용희 의원에게 동반복당을 권하기 위한 자리로 여겨진다는 것이다. 보궐선거 출마를 위해 당을 떠났던 정 의원의 입장에서는 민망함을 덜기 위해서라도 적시에 이용희 의원과의 동반입장을 꾀했다는 시각이다.
홍재형 의원은 “그날도 입당에 대해 간곡하게 말씀을 드렸다. 그러나 아직 크게 진전된 것은 없다. 어찌 됐든 이번 지방선거에서 유권자들이 한나라당에게 따끔한 맛을 보여줄 것 같다”며 입당 권유를 부인하지는 않았다. 이는 세종시 수정에 대한 지역의 여론이 여당을 심판할 것이라는 얘기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민주당이 이용희 의원에게 공을 들이는 것은 도지사 선거와 군수 선거, 지방의회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이 의원의 힘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청주방송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후보로 도지사 출마가 유력한 이시종 의원은 전체적으로 5% 차이의 추격을 벌이고 있음에도 남부3군에서는 정우택 지사에게 보은 18.5%, 옥천 36.6%, 영동군에게 27.5% 차로 큰 열세를 보였다. 이용희 의원의 복당은 지사 선거를 비롯한 남부3군 선거의 고민을 일거에 해소할 수 있는 비책이 될 수 있는 셈이다.
보은신문이 창간기념으로 지난 9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한나라당 31.2%, 민주당 23.1%, 자유선진당 10.6%로 민주당이 정당선호도에서 자유선진당에 10% 포인트 이상 앞섰다. 때문에 지방선거에 나설 보은지역 자유선진당 공천 희망자들은 내심 민주당 복당을 은근히 바라고 있다.
그러나 이용희 의원의 측근은 “우리에게 유리하다고 왔다 갔다 하는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다. 움직이는데도 명분이 필요하다. 향후 정국의 추이를 관심 있게 지켜보겠다”고 했다.
이 의원은 평소 정계개편에 대해 “정계 개편 시기가 지방선거 전이냐 후냐가 문제지 자연스럽게 전개될 것”이란 말을 하곤 했다.
명분도 미약한 상태에서 이회창 총재와의 관계 등을 고려하면 이 의원의 복당은 아직 때가 아니란 판단이 지역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한마디로 여운도 남아 있고 뱃지를 달아준 당에게 쉽게 등을 돌릴 수 없는 입장인 셈이다.
/김인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