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가 어려워졌다

2010-01-14     김인호 기자
지방선거를 5개월 앞두고 이향래 군수가 보은군청 직원 165명에 대한 임기 내 막판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의 특징은 황종학 주민생활지원과장이 기획감사실장으로 이전하고 행정계 전영석 계장이 사무관으로 승진한 가운데 관심사였던 서기관 인사는 공석으로 차기 군수에게 승진인사를 위임한 점이 두드러진다. 농업5급인 정윤오 탄부면장이 산림녹지과장으로 이전한 것은 대추사업이 농축산과에서 산림부서로 이전함에 따른 정 과장에 대한 이 군수의 기대치를 반영하고 상하수도사업소장의 보직 변경은 BTL사업에 대한 민원강화 차원의 이동으로 풀이된다.
대체적으로 이번 인사는 조직 안정에 주안점을 두고 공직사회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오기를 시도했다기보다 기획실장 퇴임 후 서기관 공석에 따른 자리 이동으로 모험을 최소화했다. 해석에 따라선 인사 후 후폭풍을 고려한 인사였다는 평가가 어색하지 않다. 굳이 지명권자인 군수가 4급인 서기관 자리 임명을 포기하고 차기 인사권자에게 그 자리를 위임했다는 점에서 인사 전 많은 고뇌가 오갔을 것으로 추정된다. 애초 적체된 공무원의 인사에 숨통을 주고 관료조직에 활력을 부여할 것으로 도입된 서기관 승진을 지명권자가 자청해 뒤로 미뤘다는 점은 신선함 자체로 판단될 수도 있겠지만 한편으론 고도의 정치적 잣대를 든 인사였다는 극단적 평가가 나올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여하튼 서기관 자리는 빈자리가 됐다. 관행과 서열, 그리고 연장자 순으로 자리가 배치될 것이란 관측을 뒤엎고 넘버 3~4인 서기관 자리가 차기 인사권자에게 넘어가 인사권자는 자리이동으로 얻을 수 있는 이해보다 역풍은 차단할 수 있게 됐다. 차기 이 자리가 줄서기나 압력, 이권에 의하기 보단 성과물에 의한 보은의 자리로 부여된다면 공직사회 경쟁의 바람이 부는 전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이 기회에 사무관의 하위직인 6급 인사도 부서 상급자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권한까지 아울러 주어진다면 그 부서에서 열정을 가진 공무원이 평가받는 공직사회 분위기에 한층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그래야 실과 책임자도 일하는 공무원에게 뒤 걱정 말고 소신을 발휘해보라고 말할 수 있다. 일은 열심히 했는데 엉뚱한 인사가 승진되었을 시 면목도 없거니와 영도 서질 않는다.
/김인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