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삼년산성 복원
2009-12-10 김인호 기자
글 싣는 순서
1. 삼년산성은 한국의 대표산성
2. 끝 모를 복원 공사
3. 국가사적 지정에서 이젠 세계 문화유산 등록 필요
보은군에서 삼년산성 복원 사업추진 시 문화재 관련 자문이나 지침 변경 등으로 지연되는 사례가 종종 발생했다. 예컨대 아미지 발굴 과정에서 ‘건물지’의 발견으로 당초 계획과 어긋나면 이에 수반되는 예산뿐 아니라 조사에 대한 시일이 상당히 걸리기 일쑤다.
열악한 군 재정으로 사업비에 대한 군비도 부담이다. 복원정비의 사업비는 문화재청과 충북도, 보은군이 나눠 부담하고 있다.(국비70%, 도비15%, 군비15%)
삼년산성은 성벽이 수직에 가까워 토사를 사용하지 않고 납작한 석재를 사용하는 점도 공사기일을 늘리고 있다. 성의 전체둘레가 1.68㎞, 높이 10~15m, 폭 10m 내외의 석성이다 보니 다른 성보다 복원이 늦다. 군 관계자는 “같은 조건에서 상당산성을 10m쌓는다면 삼년산성은 2m정도 밖에 쌓을 수 없는 공법”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삼년산성 성곽에 대한 제원(성곽규모, 곡성존재유무, 주변고분군, 성내건물지 등)이 제대로 파악되지 않은 실정에서 순조로운 공사를 바라는 것도 당초 무리다.
보은군 관계자도 “발굴조사도 많이 못한 상태서 보은군이 복원공사를 맡기엔 사업규모도 버겁고 사업비도 찔끔찔끔 집행돼 사업추진이 힘들다”며 “문화재청에서 보수 및 조사 등에 필요한 전문팀을 구성해 체계적인 지원으로 단기간 내 조사 및 보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발굴조사와 관련해 자문위원들은 크게 성벽의 제원확인을 위한 발굴조사와 성 내외의 시설물 및 주변고분군에 대한 조사로 나눠 실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따라서 삼년산성에 대한 정비는 먼저 발굴조사를 통한 산성의 규모를 밝히는 조사를 끝낸 후 결과를 바탕으로 종합적인 검토를 거쳐 실시하는 것이 절차로 보인다.
예산 뿐 아니라 절차과정도 사업을 더디게 하는 요인이다. 군 관계자는 “설계 후 문화재청의 승인을 받아 공사를 하여야 하는데 수시 자문 등의 과정을 거치다보면 사업이 이월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박진수 보은문화원 이사는 “삼년산성을 그대로 복원하는 데 가장 중요한 점은 고증을 통한 복원으로 역사성을 잃지 않고 현대인의 삶의 현장으로 승화시켜야 한다”며 “눈에 보이는 복원도 중요하지만 산성주변의 역사성을 찾아 접근할 수 있는 문화와 사적지로 조성해 나가야 한다”고 힘주었다.
보은군에는 삼년산성 뿐 아니라 보은읍 산성리와 내북면 서지리의 경계인 학림산성, 회남면 호접산성, 회북면 아미산성, 내북면 주성산성, 내속리면 백현산성, 마로면 관기산성 등 삼국시대 백제와 신라의 변방지역에 축조된 성곽유적이 산재해 있다.
때문에 이들 성지에 대한 지표조사를 통해 삼국시대 산성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문 관광코스의 개발과 더불어 문화관광 차원에서도 검토되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결론적으로 단기처방의 복원보다는 전수조사를 통한 중장기 종합계획아래 성곽정비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인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