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고와 여고를 분리운영 방안 및 공립고 통폐합 논의 필요

보은여고,지역교육을 위해 남여 분리 선발해야
보은고,우수학생 유치는 농부가 좋은 씨앗 고르는 것

2009-12-10     김인호 기자
◇ 고교 통폐합엔 찬성하지만...

보은군민 10명 중 6명은 고교 통폐합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 보은군지역혁신협의회 의뢰를 받아 한국지방교육연구센터가 수행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전문계 고등학교 통폐합에 대해 응답자의 59.9%가 찬성한 것으로 조사됐으며, 일반계 고등학교의 통폐합도 58.6%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전문계 고교의 경우 통폐합의 필요성을 가장 많이 인식하고 있는 집단은 사회인사(74%), 교사(71%), 학부모(57%)순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학생들은 찬성(48%)보다는 반대(52%)가 많았다. 인문계 고교도 설문조사 결과 통폐합을 찬성하는 전문계와 비슷한 응답률을 보였다.
이 설문조사는 한국지방교육연구센터가 보은군교육발전 방안 마련을 위해 보은군내 소재 교사와 학부모, 사회인사, 학생 등 824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통폐합 필요 이유로는 인문계와 전문계 공히 학생수 미달방지와 정부의 ‘다양한 지원유도’를 원하는 측면에서 맥을 같이하지만 통폐합 방향으로 틀면 인문계는 우수학생 유인체제와 학력신장, 우수교사 유치노력 등 학력경쟁력을 중시 한 반면 전문계는 전문계의 특수성을 특히 중시 여겼다.
대신 통폐합 반대로는 전문계의 경우 우려와 달리 동문들의 반대보단 ‘교육과정 조정의 어려움’(35.6%)을 가장 많이 지적했으며, 인문계는 학교구성원 간 위화감 조성과 학교 간 경쟁부재로 인한 경쟁력 약화, 통폐합의 강제성 등을 짐으로 꼽았다.
당시 연구책임자인 충북대 정영수 교수는 “실현 가능한 방안으로 남고와 여고를 분리, 운영하는 방안과 공립고등학교로의 통폐합안에 대한 응답률이 유사하게 나타난 것은 통폐합은 필요하지만 과정상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분석했다.
그 후 약 1년이 지났다. 사립인 보은고는 남녀 구분 없는 선발을 선언하고 우수학생 유치에 뛰어들었으며, 공립인 보은여고는 보은고가 여학생을 모집하면 우수한 남자 중학생들이 내신관리의 어려움으로 인재유출이 심각해질 것이라며 얼마만큼의 정원미달 사퇴를 불러올지 전전긍긍하고 있다.

◇ 보은고 고명원 교장 
우수생 유치와 교사 실력이 명문 좌우

-보은고가 06년 농산어촌우수교 지정에 이어 올 10월 기숙형 고교로 선정됐다. 명문고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기회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예상할 수 있는 보은고 변화에 대해 설명 해 달라.

=기숙형 고교 선정은 이명박 정부 중등교육 300프로젝트의 첫 번째 과제다. 전국적으로 150개 고등학교가 선정돼 교육부로부터 40억원을 지원받아 최신시설의 기숙사를 짓게 되는 것이다. 선정된 150개 학교 중에는 사립고등학교가 22개교 밖에 없다. 더구나 지난 11월9일에는 서울시교육연수원에서 교육과학기술부 주체로 150개교 교장과 담당자, 도교육청 담당사무관 연석회의가 있었는데, 우리 보은고등학교의 운영계획서가 우수해 연석회의장에서 발표하는 영광을 안았다.
2010년 10월경이면 기숙사가 완공되고 130여명의 학생들이 기숙사 생활을 하게 된다면 우리 보은고등학교를 지원하는 학생들이 많이 늘 것으로 예상된다. 인근 군은 물론이고 농어촌 균형선발을 노려 인근 상주지방에서도 학생들이 지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명문학교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우선 우수한 학생들을 선발하는 것이 급선무다. 2010년도부터는 내신성적에다가 선발고사가 부할 된다. 다시 말해 성적이 낮은 학생은 일반계 고등학교 보다는 전문계 고등학교로 가지 않으면 낙방의 고배를 마셔야 한다. 언젠가는 한번 거쳐야 하는 일이다. 성적이 낮은 학생이 일반계 고등학교에 와서 학업에 대한 의욕을 잃는 것 보다, 전문계 고등학교에 진학해 동일계 진학으로 대학에 진학하는 것이 훨씬 더 바람직한 일일 것이다.

-남녀 구분 없이 성적순으로 신입생을 모집한다는 모집 요강이 알려 지면서 남학생 자녀를 둔 일부 학부모들이 반발이 예상된다. 이에 대한 학교의 입장은.

=남녀 구분 없이 모집하는 방법이 시행된 것은 86년 남녀 공학이래부터 3년 전까지의 일이다. 일부에서 10월30일 보은고 입시설명회에서 알았다고 하는데 이것은 사실과 다르다. 신입생 모집 인원. 전형 방법 등은 학교의 신청에 의한 도교육청의 승인 사항이다. 많은 질문을 받고 있지만 보은고등학교에서는 규정과 지침대로 하는 방법뿐이다. 성적이 나은 여학생을 떨어트리고 남학생을 받는다면 여학생 쪽에서 가만히 있을 것인가. 단지 방법이 있다면 관내 중학교에서 서로 현명하게 조절하여 남학생, 여학생 모두가 만족 할 수 있도록 지원자를 사전에 조정하는 방법이 최선의 방법이고 이는 중학교의 진학지도에 달려 있다. 성적이 좋은 여학생이 지원해 왔는데, 남학생:여학생 비율에 맞추기 위해 여학생을 뽑지 않을 방법은 현재로서는 어디에도 없다.

-지난 9월 부임이후 보은고가 눈에 띄게 달라지고 있다는 평이다. 교장선생님의 교육방침은 무엇이고 학생들 및 교직원에게 바라는 바는 무엇인가.

=한마디로 말한다면 선생님은 신명나게 가르치고, 학생은 즐겁게 공부하며, 학부모님들은 믿고 보낼 수 있는 학교를 만드는 것이다. 학생들에게 억지로 공부시키는 방법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공부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래서 부임인사와 보은고등학교 홈페이지에도 밝혀 놓았지만 공부는 학교에서만 하는 것, 쉬지 않고 하는 것, 스스로 하는 것이다.
공부하는 여건이 가장 좋은 곳이 학교다. 학생들이 있는 곳에는 선생님이 있어야 한다. 선생님이 계신 곳에는 학교장이 있어야 한다. 학교장도 학생들과 똑 같이 밤늦도록 감독하고 격려하겠다. 선생님들에게 바라는 바는 담당 과목에 대한 실력이다. 담당한 과목을 충실히 가르쳐 낼 수 있는 실력을 연마하도록 학교장이 돕겠다. 명년부터는 법적으로 교사 평가제가 도입되기 때문에 실력이 없는 선생님은 교단에서 살아남기가 무척 어려워진다. 실력 있는 선생님이 되도록 학교장이 앞장서 돕겠다.

-보은고등학교가 명문고로 가기 위해서 해야 할 일이 있다면.

=먼저 우수학생들을 유치해야 한다. 이는 농부가 좋은 씨감자를 고르는 것과 같은 이치다. 씨앗의 품질이 우수해야 농산물의 품질이 좋은 것은 만고불변의 진리다. 다음이 선생님들의 실력이다. 흔히들 공립학교 선생님들은 1,2년 만에 학교를 옮겨 다니기 때문에 사명감이 없다고 하고, 사립학교 선생님들은 실력이 없다고들 한다. 교사는 실력이 월등하게 있거나 실력이 모자란다면 열성이 뛰어나게 있거나 양단간이면, 훌륭한 선생님이 될 수 있다. 선생님들의 실력 향상에 대하여서는 재단 측에서도 생각하고 있고, 선생님들도 각종 연수를 통해 자기 변신을 절감하고 있으니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보은고 재임기간이(올 9월초) 짧지만 회고한다면.

=지자체에서 이렇게 교육에 관심을 가지고 재정적인 지원을 해 주는 곳은 전국에서도 드문 일이다. 지역발전의 원동력은 교육이라는 것을 군수, 의회 의장이나, 지역 유지 분들이 절감하고 적극적인 지원에 감사드린다.
장학금이 액수 면이나 종류 면에서 다른 지역에 비해 무척 많다. 이것도 우리 보은의 자랑거리다. 안타까운 것은 우리 보은의 최우수 학생들이 청주, 대전, 공주 등 대도시로 유학(금년에도 50명, 청주17명, 타시도22명 기타 11명)을 한다는 것이 정말 가슴 아프다. 우리 보은에서도 충분히 잘 가르칠 수 있는데, 나는 다년간의 통계를 가지고 있다. 대도시에 유학한 학생들과 우리 보은 지역에서 공부한 학생의 대학 진학에 대한 비교 분석이다. 우리 보은에서 공부한 학생들이 훨씬 더 대학 진학에 유리했다.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기에 부모의 곁을 떠나 대도시에서 공부한다는 것은 어지간한 결심 가지고는 감당하기 힘들다.
부임 3개월이 되어간다. 내가 가장 자신 있게 얘기 할 수 있는 것은 우리 선생님들의 변화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충만해 있다. 한 직장에서 하나로 단합된 힘 이것은 정말 중요한 결과를 가져 올 것이다. 비록 그간에 견문이 좁고 비젼이 없이 학교 교육에 임하였지만 이젠 명문학교 만들기라는 뚜렷한 목표가 정해져 있기에 우리 보은고등학교 교직원 모두는 하나의 목소리로 목표를 향해 달려 갈 것이다. 일반계 고등학교의 교육목표는 누가 뭐래도 대학진학에 있다. 순 하디 순한 우리 보은지역 학생들을 위해 우리 보은고등학교가 앞장서겠다.


◇ 보은여고 정희 교장
보은고 중심의 교육활동 점검 필요

-공립인 보은여고의 정원미달 사태가 수년째 지속되고 있다. 이유가 무엇인가.

=관내 중학교 학생들이 해마다 감소되고 있다. 고등학교에서 수용할 수 있는 학생들의 절대수가 부족한 것이다. 관내 중학교 졸업예정자가 324명인데 고등학교 신입생 정원은 전문계가 160명, 인문계가 238명 등 총398명이다. 보은고는 여학생도 모집한다.

-사립고인 보은고가 남녀 구분 없이 신입생을 모집할 계획이다. 이에 대한 보은여고의 입장은.

=우선 보은지역의 교육발전을 위해 보은여고는 여학생만을, 보은고는 남학생만을 모집하도록 하는 방안이 최선의 방법이다.
보은고가 여학생을 모집하면 관내 우수한 남자 중학생들이 내신관리의 어려움으로 타 지역으로 진학하여 인재 유출이 심각해진다.
다음으로 보은여고도 교명 관련 규정을 변경해 남학생을 동시에 선발해 보은고와 선의의 경쟁을 하는 것이다.
또 다른 방안은 작년에 논의되었던 보은고를 보은여고가 흡수하여 보은군에 공립 인문계 고등학교(남녀공학)가 탄생하도록 하는 방법을 적극 추진하여야 한다고 본다.

-실업계 또는 인문계 간 고교 통폐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지만 실질적으로 통폐합이 안 되고 있다. 이유를 무엇이라고 보는가.

=전문계 간의 통폐합이 안 되는 이유는 각 학교 출신 동문들의 모교에 대한 애정과 교육청 관계자들의 통폐합 의지 부족으로 통폐합이 어려운 것으로 생각된다.
인문계 간 통폐합이 안 되는 이유는 사립학교 재단 측의 이해 부족이 원인이다. 그 동안 보은고의 발전을 위해 투입된 비용의 대부분은 도교육청 예산이다.
이러한 투자는 어느 사립재단의 재산을 증식시키고자 한 것이 아니라 그동안 상대적으로 낙후된 사립학교의 교육환경을 개선시켜 공립학교와의 교육환경 형평성을 유지하기 위한 투자임을 이해하고 보은 교육의 미래를 위해 통합에 적극적으로 협조할 의무가 있다.

-보은여고가 보다 발전하기 위해 가장 요구되는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보은군에서 그 동안 보은고 중심의 교육활동 지원 사업에 대한 객관적인 점검이 필요하다.
해마다 서울 사설 학원 강사를 초빙하여 대부분의 보은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거액의 예산을 들여 주말 수업을 실시하였는데 그 결과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평가가 제대로 이루어 졌는지 의구심이 든다.
쉬운 예로 2008학년도 보은여고 졸업생 중 3명이 10대 우수 대학에 진학하여 각 1000만원의 장학금을 수령하였는데, 그 학생들은 전혀 그런 지원 사업의 혜택을 받은 학생들이 아니었다.
아울러 보은고에서는 그러한 제도의 혜택을 받은 학생 중 몇 명의 학생들이 장학금을 받았고 입학 시 성적과 졸업 시 성적을 비교하여 성적이 얼마나 향상되었는지에 대한 자료가 전혀 공개되지 않고 있다.
좀더 효율적이고 투명한 지원 사업이 되기 위해 내년에는 중심교를 보은여고로 변경해 새로운 방법을 시도하도록 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
또한 보은 지역에서 인문계 학교로는 보은고가 보은여고보다 우수하다는 그 동안의 막연한 선입감과 일부 특정 학교 출신 지역 인사들의 편향적인 평가가 바로 잡혀야 양교가 선의의 경쟁을 할 수 있다.
아울러 학부모들과 동문들의 더 많은 관심과 사랑이 보은여고의 발전에 커다란 힘이 될 수 있음.

-학교 운영 방침에 대하여 알려 달라.

=본교가 추구하는 인간상으로 첫째는 미래를 주도하는 능력 있는 여성을 기르는 데 있다.
따라서 남보다 잘할 수 있는 일을 스스로 찾고 또는 부모님, 선생님, 친구로부터 소질과 적성에 맞는 대학을 능동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교육과 진학지도에 역점을 두고자 한다.
다음은 예의 바르고 교양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게 하고자 한다. 교양 없고 매너가 없는 사람은 실력이 있어도 사회에서, 직장에서 좋아하지 않고 성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셋째는 큰 공부를 하고자함은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능력을 가져야하므로 자율학교로 지정된 본교에서는 지도 방법이 탁월한 선생님을 모시고자 한다.

-보은여고 재임 기간을 회고한다면.

금년 10월 30일자 발행한 여고 소식지에 일부 밝힌 바 있지만 3년째 산수 수려한 아름다운 대추의 고장, 사과의 고장 전원속의 보은여중․고에서 근무하며 느낀 것은 지역주민들의 고향 사랑하는 마음과 자녀 교육에 대한 열의는 타 지역의 귀감이 될 것이다.
대표적인 예로 내 고장 학교에 자녀 보내기 동참 의지와 군민장학회의 애정 어린 활동상을 보며 한 학교의 관리자로서 큰 감동을 받았다.
아쉬운 것은 농촌 내 고장을 살리기 위해 주민들은 학교 현장에 물질적인 지원과 정성을 아낌없이 쏟아 붓는데, 우리 학생들의 모습은 기대와는 달리 어른들을 당혹케 하는 일들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급식비를 제외한 교재까지 학업에 필요한 많은 부분을 장학회와 교육청에서 지원하고 있는 현실에서 학생들의 참여 태도와 반응은 실망스러운 수준이다.
수혜에 대한 고마움을 모른 채 당연지사로 여기는 모습에서 장래에 대한 기대보다는 자칫 의타심만 기르게 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앞선다. 학력보다는 미래를 생각하는 안목과 인성 교육에 선생님들과 머리를 맞대고 함께 고민을 하여야겠다.
끝으로 자영고와 정보고의 통합과 보은고와 보은여고의 통합 또는 남자 인문계고 여자 인문계고의 위치에서 선의의 경쟁을 하는 것이 보은교육발전에 이바지하는 길임을 다시 한번 밝힌다.
/글 김인호, 사진 박은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