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인 소나무에 대한 소고
위풍당당한 채 병든 남편 보호
2002-01-12 송진선
수령은 600년으로 추정된다. 서낭나무로 살아남은 소나무로 정이품송이 곧추 자란데 비해 밑에서 가지가 두 개로 갈라졌기 때문에 암소나무라 하며 남편이 정이품이라 하여 정부인 소나무로 불리기도 한다. 병든 정이품송의 명성에 가려 지역 주민을 제외하고는 거의 정부인 소나무가 있는지 조차도 알지 못할 정도다.
사방으로 가지를 잘 뻗어 그 가지의 사방 둘레가 자신의 키보다 더 넓을 정도다. 정이품송이 눈비바람에 가지가 어이없게 꺾이는 것과는 달리 비바람도 거뜬히 이겨내 잔가지 조차도 부러지는일이 없을 정도로 건강하다. 하지만 정부인 소나무를 보면서 아쉬운 것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정이품송이 속리산 진입로에서 잘 보이는 것과는 달리 정부인 소나무는 산에 가려 보이지 않고 정부인소나무 앞에서 조차도 잘 발견하지 못할 정도다. 또한 사방으로 공간이 부족해 사진을 찍기도 힘들 뿐만 아니라 전신주 하나가 정부인 소나무 사이로 보여 눈에 거슬린다. 다행히 군에서는 도로변에 정부인 소나무가 있다는 것 알리는 이정표 설치 및 정부인 소나무 주변의 땅 매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정이품송이 강원도 삼척시 준경릉 소재 수형목과 혼인하는 등 외도를 한데 분개, 충북도 산림환경 연구소에서 올해 정이품송과 정부인 소나무의 정식 혼례를 계획하고 있다. 하나하나 정부인소나무의 명품화작업이 시작되는 셈이다.
올해는 정이품송보다 너무나 위풍당당하게 그 푸르름을 자랑하고 있는 정부인 소나무를 사랑하는 모임(정부사모)을 만들어보면 어떨까.
그 첫 번째 사업으로 현재 서원리 소나무로 등재되어 있는 것을 정부인 소나무로 바로 잡는 일부터 시작해보자. 정부인 소나무가 지역의 명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