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따라 변신하는 신선한 들녘

2009-11-19     조순이 실버기자
5월 가뭄에 산골 다랭이도 넓은 들녘에도 모두 모내기하느라 힘들었던 들녘에도 초여름, 늦은 여름에는 온통 초록색 파란 들판이었다. 신선한 가을이면 황금빛 들녘으로 논밭에는 오곡 잡곡들이 풍년을 알리고 있다.
황금빛 벼이삭이 꾀꼬리같이 늘어져 가을바람에 일렁이고... 고개를 숙여 가을 추수를 재촉하고 있다. 한참 벼 베기에 바쁜 농가들은 가을 추수에 바쁜 일손을 움직이고 있다. 삼 농사를 짓는 농가들은 삼 심을 준비를 하고 과수 농가들은 추위에 과일들이 얼기 전에 사과 따랴, 대추 따랴 제 각각 제 삶에 무슨 일을 먼저 해야 할지를 모를 정도로 일손들이 너무 바쁘다. 땅이 얼기 전에 삼도 심어야하고 마늘도 심어야 하고 참 바쁜 계절이다.
골탕진 밭골에는 잡곡들이 아낙네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던 가을도 이젠 서서히 자취를 감추고 있다. 과수밭에는 빨갛게 익은 먹음직스럽고 탐스러운 사과들도 조랑조랑 빨갛게 익은 대추들도 모두 농부의 손길에 추수가 되었는데 주홍빛으로 익은 감만 오늘도 어제도 가을 찬바람을 맞고 찬 서리에 홍시가 되어 다 물러져서는 주인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세상 천지에 푸른 잎은 가을 새벽 찬바람 찬 서리에 얼어 검은 잎과 검은 나뭇가지만 앙상하게 남아 사랑 열매는 농부에게 바치고 정든 잎은 검은 가랑잎만 남아 깊은 겨울 단잠을 자며 눈이 오면 눈을 맞고 비가 오면 비에 젖어 동남풍 눈·비바람에 이리저리 바람 부는 데로 흔들리다 내년 춘삼월이면 또 다시 잎고 꽃도 피련마는 변신한 이 내몸은 이팔청춘 잎도 꽃도 다져도 흰 백발이니 춘삼월은 어느 시절에 오려는가... 춘삼월은 다시 오지 못할망정 흰 백발 검은머리나 그냥 두고 오복이란 치아나 그냥두고 늙었으면...
/조순이 실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