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고, 3년전 입시전형으로 회귀(?)

성적순 선발과 여 1학급만 모집 놓고 고민 중
남녀구분 없애자니 남학생, 학부모, 보은여중·고 반발

2009-11-12     김인호 기자

오는 12월 16일 신입생을 모집하는 보은고등학교가 남녀 구분 없는 새로운 형태의 입시전형을 강행할지, 종전처럼 여학생 입학에 제한을 둘지 관심을 촉발시키고 있다.
보은고 관계자는 9일 “상황에 따라 변수가(입시전형에) 생길 수는 있다. 파장이 커질 수 있는 피치 못할 변수가 생긴다면 여학생 1학급만을 선발하는 기존 제도를 다시 수용할 의사가 있다”면서도 “하지만 보은군 전체 고교 입학생수에 대한 정확한 실태를 파악한 후 결정 할 문제”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보은고는 지난 6월 2010학년도 고등학교 입학전형 실시계획이 도교육청으로부터 내려와 후기 일반계 전형으로 변경했다. 이후 7월 전형요강을 도교육청에 제출해 이 지침에 따라 올해부터 후기에 4학급(남여혼성 136명)을 모집하게 됐다”면서 “9월 5일 각 학교 및 도교육청 등에 입시전형 공고도 마친 상태”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입시전형 공고는 원서접수 3개월 전 실시되어야 하는데 입시전형을 재수정하기엔 시기적으로 너무 늦어 절차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보은고의 원서접수가 12월 16일이기 때문에 3개월 전인 9월 16일 이전에 수정 공고를 냈어야 했다는 것이다.
보은고의 입시전형이 남녀 구분 없는 성적 위주로 변경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파장을 우려한 보은군 중고교 교장단은 지난 9일 긴급대책 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서 이들은 고교 입학에 대한 관내 실상을 파악 한 후 이 자료를 근거로 다시 논의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학교의 경우 전기모집이 12월 4일부터 8일까지로 이후 시일이 지나서야 중3 인문계 및 전문계 진로 윤곽이 파악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교장단은 약간의 오차는 있을지언정 이전에 파악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편 보은고는 1986년 충북도교육청 충북시범학교로 선정돼 남녀 공학을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당시 보은을 제외한 옥천, 영동, 괴산군 등은 남녀공학으로 인문계 고교가 모두 통합되었지만 보은의 경우 사립이란 보은고의 특성상 공립인 보은여고와 통합에 실패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보은고의 남녀 구분 없는 입학전형은 3년 전 폐지되었다 올해 부활했다는 전언이다.

◇ 성적 우수생 몰릴 땐 남학생 경쟁 불가피

보은고가 남녀 구분 없이 성적만으로 입학생을 선발할 경우 일부 남학생들이 인문계 고교 진학에 애로를 겪을 것으로 보인다.
9일 보은고에 따르면 2009년 보은고에는 보은중 80명, 보은여중 30명, 보덕중 12명, 원남중 9명, 속리중 3명, 내북중 1명 지역 외 1명 등 총 136명이 지원했다. 이듬해엔 보은중 87명, 보은여중 24명, 보덕중 6명, 원남중 8명, 속리중 7명, 내북중 1명, 관외 3명 등 모두 136명이 보은고를 선택했다. 그러나 회인중은 2006년도부터 보은고에 입학생 수를 전혀 내지 않았다.
보은군의 중 3학생수로는 보은중(순수 남학생) 125명, 보은여중(여학생) 127명, 보덕중(남16명, 여19명), 원남중(남10명, 여5명), 속리중(남4명, 여3명), 내북중(남4명, 여6명), 회인중(남10명, 여4명) 등 총 333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남녀 구성비로는 남학생 169명, 여학생 164명이다.
보은중 학생의 경우 최근 수년간 15명 정도가 청주 등지로 진출하고 있으며 70~80명가량이 경쟁 없이 무시험으로 보은고에 진학해 왔다. 따라서 보은고가 올해부터 성적으로 입학생을 선발할 경우 여학생의 지원 정도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지난해 30명 정도가 보은고에 진학했던 보은여중의 경우 올해 44명가량이 보은고 진학을 희망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보은중의 경우는 중3 성적 우수자 일부가 외부로 나가지 않고 장학금 혜택과 내신 등을 고려, 보은고로 진로를 틀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보은고가 성적순으로 입학생을 모집할 경우 여중생 14명과 청주에서 보은고로 방향을 수정할 남학생 수만큼 보은고 입학을 원하는 남학생들이 경쟁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다.
한편 11일 진학희망조상에 따르면 보은중학교를 포함한 관내중학교에서 보은고 모집정원 136명에 137명이 진학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인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