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 폐업 환자들 큰 불편

주민들 입모아 "생명 볼모" 의료계 비난

2000-06-24     곽주희
7월 1일부터 시행되는 의·약분업을 앞두고 정부의 의약분업안에 반발해 지난 20일 군내 의원들이 집단 폐업에 돌입, 환자들의 불편이 잇따르고 있다. 군보건소에 따르면 지난 19일 군내 12개 의원이 집단폐업신고서를 보건소로 등기 송부한 뒤 20일부터 집단폐업을 실시했다는 것.

이에 군보건소에서는 20일부터 폐업 해제시까지 비상 진료대책을 수립하고, 주간에는 폐업에 동참하지 않은 의명병원과 은혜의원, 보건소, 보건지소(9개소), 보건진료소(14개소) 등 26개 의료기간에서 진료할 수 있도록 했다. 야간에는 의명병원 응급실과 보건소에서 비상진료를 실시하고 또 응급환자가 발생했을 경우 보건소와 119구급차 4대, 의명병원 구급차 등 총 6대의 구급차를 동원, 의명병원 응급실이나 청원군 남일면 쌍수리 소재 공군항공의료원으로 후송하기로 했다.

군내 한의원과 약국은 영업시간을 밤 10시까지 연장했으며, 대한적십자사충북지사내 응급의료정보센타(☎0431-1339)에서 응급환자 상담 및 의료기관 안내를 실시하고 있다. 의원들의 집단폐업에 앞서 지난 19일 김종철 군수와 군내 사회단체장들이 군 의사회 김종수회장을 만나 폐업자제를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들은 "의사들의 집단 이기주의로 인해 귀중한 생명들이 위협을 받고 있다"고 강력히 비난하고 "의료계의 요구가 아무리 정당한 것일지라도 군민들의 생명을 볼모로 잡는 집단행동은 말이 안된다"며 폐업 철회를 촉구했다. 주민들은 또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고 지킬 의무가 있는 의사들이 위험에 처한 환자의 진료를 거부함으로써 사상 초유의 의료대란과 군민 피해를 초해하는 현실에 서글픔과 분노를 느낀다"고 입을 모았다.

보건소 관계자는 "군내에는 폐업에 대비, 미리 약을 구입한데다 보건소와 보건지소, 보건진료소, 의명병원, 은혜의원에서 정상진료를 하고 있어 아직까지 큰 혼란이 빚어지지 않고 있으나 폐업이 장기화 될 경우 큰 혼란이 예상된다"면서 "전국적으로 병·의원들이 정상 및 부분진료를 하는 곳이 많아지는 등 이번 사태가 하루속히 진정되기를 바라는 마음뿐이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보건소도 지난 20일 업무개시명령서를 등기우편으로 폐업에 동참한 의원 및 의사 자택에 발송하고 21일 11시부터 경찰서장과 보건소장, 예방의약담당 등이 의원을 직접 방문, 의사와 면담을 실시해 폐업 자제를 요청하고 2∼3개 의원을 순번제 당직을 운영, 주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자고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군 의사회(회장 김종수)는 23일 긴급회의를 소집해 향후 계획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되고 있으며, 군내 의원 중 일부가 폐업이 장기화 됨에 따라 응급환자등에 대해 의료인의 도리를 져버릴 수 없어 이른바 비공식·비공개 진료인 [몰래진료]를 하기 시작했다. 또 보건소 공중보건의들이 24시간 진료로 극도의 피곤함을 보이자 요청이 있을 경우 언제든지 [지원진료]를 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현재 군내에는 의명병원과 은혜의원을 제외한 12개 의원이 이번 집단폐업에 동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