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개업소 통한 1-2회 맞선 후 국제결혼, 양쪽 모두에 모험’
2009-10-29 최동철 편집위원
이주여성들이 남편과 한두 번 만나 결혼한 비율(41%)이 높은 것은 결혼동기에서 사실상 남편을 사랑해서라는 응답과 관련지어 볼 때 모순적인 결과다. 즉 결혼이주여성들이 남편을 몇 번 만나고 결혼했는가 하는 것은 설문조사의 결과 이들의 입지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만남의 횟수가 많을수록 자기 결정권이 높은 반면 적을수록 가족에서의 입지가 약한 것으로 드러나 현행 중개업에 의한 결혼이 문제가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설문조사의 경우, 여성이나 남성의 학력이 대졸 이상이고 직업이 화이트칼라인 경우 10회 이상 만난 반면 학력이 낮을수록 1-2회 만남으로 결혼했다는 것, 특히 24세 미만 여성의 경우가 1-2회 만난 비율이 높게 나타난 것은 이들이 중개업을 통해 결혼한 비율이 높은 것과 무관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한편 이주여성들의 결혼동기에서 친밀성과 관련된 응답은 44.9%를 나타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결혼 전 만남이 언어불통으로 인한 의사교환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에서 불과 2회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은 친밀감에 기반을 둔 결혼이 이루어지는데 현행 국제결혼은 구조적으로 장애가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통상적으로 중개업에 의한 한국남성과 아시아 여성 간의 결혼은 남편이 한국을 출발해서부터 맞선을 보고 결혼식을 하고 한국에 돌아오기까지 2박3일에서 길어야 3박4일의 시일이 걸린다.
한국남성이 여성의 나라에 도착해서 다음날 대기하고 있던 여성과 선을 보고 빠르면 그 날로 결혼식을 하고 영사관에 혼인신고를 마친 후 신혼여행이라는 이름의 합방 절차를 거치고 다음 날 귀국하는 것으로 결혼절차가 끝난다.
이렇게 상대 배우자를 한두 번 보고 결혼을 결정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한국남성 이주여성 양쪽 모두에게 모험일 수밖에 없다.
<(사)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발행 결혼이주여성 인권백서 내용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