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를 받을 때

2009-10-01     이종원 실버기자
전화 벨이 울려 수화기를 들면 대개 "아무개 선생님 계십니까?" 한다. 그러면 거의 예외없이 "실례지만 누구시죠?" 한다.
서양 사람들은 전화를 걸 때. 먼저 자기가 누구라는 것을 밝히고. 원하는 상대를 대달라고하는 것을 전화 예절로 삼고 있으므로 이렇게 되묻는 현상은 일어나지 않는다. 그런데 우리는 남의 집을 방문할 때 대문 앞에 서서 덮어놓고 "이리 오너라!"하고 큰 소리로 외치던 그 습관에서인지. 전화를 걸 때 먼저 자기 이름을 밝히는 예가 드물다. 그러나 그런 습관에 적응해서인지 대개는 되물음 없이 원하는 상대에게 전화를 연결시켜 주는 습관이 있다.
그런데 집에 따라서는 실질적인 필요에서 또는 그냥 습관적으로 되묻는 일이 있다.
어떻든 받는 쪽이 누가 걸었는지 알 권리가 있으므로 누구냐고 묻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기에 그것이 실례가 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러므로 그냥 "누구십니까?" 또는 "누구시죠?"하고 묻거나 전화를 다른 이에게 연결시킬 때에는 "누구시라고 여쭐까요?"하면 된다.
실례가 아닌데 실례라는 말을 쓰는 그자체가 실례가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남의 집에 찾아가 들어가면서 "실례합니다" 하는 것도 실레의 말이다. 실례는 결과적으로 어쩔 수 없이 저질러지는 행동이지, 처음부터 알고서 저지르는 행동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종원 실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