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함께한 우정, 이번에 깨지나
구본선 vs 박호남 산림조합장 대결 관심 고조
박노영 vs 정희덕도 기세싸움 치열
2009-07-30 김인호 기자
박노영 vs 정희덕도 기세싸움 치열
오는 9월 8일 실시되는 산림조합장 선거는 냉혹한 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입후보예정자들이 끈끈한 선후배 관계이거나 같은 모임 회원 등 연고나 인맥 등이 켜켜이 겹치지만 조합장직을 놓고 운명을 건 혈전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
선거일을 40일 정도 남겨두었지만 이미 선거가 과열, 혼탁하리라는 지적들도 나온다. 때에 따라서는 선거 후 절친 사이가 영원한 앙숙으로 남을 가능성도 엿보인다.
대의원 간선제에서 2005년 조합원 직선제로 전환이후 처음 실시하는 보은산림조합장 선거에는 현재로선 4파전으로 치러질 공산이 높다. 출마가 예상되는 인물로는 구본선, 박호남, 박노영, 정희덕 등 4명.
앞서 이들을 포함해 김광태 현 조합장도 지난 4월 말 군 선거관리위원회가 주최한 사전 선거법규 안내 교육에 참석하면서 전의를 불태웠으나 돌연 출마의사를 접었다.
김 조합장은 “보은군청 퇴직 후 조합이 어려운 시기에 조합장을 두 번씩이나 맡았다. 더 이상 조합장 직에 연연할 사유가 없다”며 “이번 임기를 끝으로 공적 자리에서 물러나고 취약 계층을 위한 푸드뱅크 사업과 노인복지 관련 연구를 할 계획이다”며 불출마를 공론화했다.
김 조합장이 출마하지 않음에 따라 그가 지지하는 입후보자가 당선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있다. 그러나 그는 “골치 아픈 선거에 개입을 왜 하느냐”며 특정후보지지 가능성을 일축했다.
20년 이상을 선후배 관계로 막역한 사이로 알려진 구본선 군의원과 박호남 전 청년회의소 회장의 한판 승부는 피할 수 없어 보인다. 구 의원과 박 전 회장 둘은 각자의 길을 걷겠다는 심사다.
조합장 12년을 지낸 구 의원은 기초의원 신분임에도 조합장 선거에 출마할 것이 유력시되면서 관심을 끌어 모은다. 군의원에서 조합장으로 원대복귀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일각에선 실리를 챙기려는 행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구 의원이 조합장 선거에 뛰어들어 당선이 된다면 뒤탈이 없겠지만 만일 선거에서 패배한다면 그의 정치적 생명에 치명타를 줄 모험일 수도 있다. 이 때문에 그의 선택과정은 선거 등록일 전까지 진통이 따라붙는 험난한 진로가 예상된다. 본인들의 뜻과 상관없이 박 전 회장과 후보 연대설이 제기되는 이유기도 하다.
구 의원이 조합장에 당선되면 기초의원 자리는 반납해야 하며, 낙선할 경우 기초의원 신분은 유지하면서 차기 지방선거에도 입후보할 수 있다.
구 의원은 이번 선거와 관련 “과거 조합장 시절 함께 일했던 당시의 조합장들이 산림조합 중앙회에서 중책을 맡고 있어 큰일을 낼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박호남 입후보 예정자는 각종 사회단체 막후 조정자로 역할을 톡톡히 해온 점이 강점으로 평가된다. 오랜 산림조합 대의원 생활과 입후보예정자 중 유일한 50대인 점도 어필할 수 있는 대목.
박 전 청년회의소 회장은 “이제까지 20년 넘게 선배님들을 뒤에서 묵묵히 도와 왔다”며 “이젠 그분들이 나를 도울 차례”라고 출마예비자들을 압박하고 있다.
박 전 회장과 구 의원이 산림조합장직을 놓고 빅뱅이 펼쳐질지, 조연으로 불펜진영에 남을지 여부가 선거 흥미를 더 해줄 전망이다.
박노영 황토대추작목연합회 회장과 정희덕 전 요한어린이집 부원장의 대결도 시선을 잡아끈다.
이 둘도 공무원 시절 임업관련 부서에서 근무한 경험을 갖고 있는데다 박 회장이 보은중 총동문회장을, 정 부원장이 전 자영고 총동문회장을 맡는 등 유사한 길을 걸어 공통점이 적지 않다. 여러 성향 상 무엇보다 당선을 위해선 라이벌과의 관계에서 기선을 올리는 것이 우선 관건으로 보인다.
앞서 이 둘은 사전 산림조합 임원선출에서 대결을 벌였다. 감사선출에서 박 회장이 정 회장에게 먼저 1승을 챙겼다. 정 회장은 1등한 감사선거 여세를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때문에 정 회장도 어느 때보다 역전을 위한 결사항전 결의를 굳게 다지고 있다. 정 회장에겐 풍부한 선거 경험도 큰 자산으로 작용할 전망.
결론적으로 구본선 대 박호남, 박노영 대 정희덕 간 조합장 직을 거머쥐기 위해서는 눈에 드러나지 않는 예선이 본 경기 경쟁력을 좌우할 중요 열쇠가 된다는 데 이견이 적다.
산림조합 선거는 8월 27~28일 양일간 후보자 등록을 받아 9월 8일까지 9일 동안 공식선거 운동을 벌인다. 투표자격이 있는 산림조합의 조합원 수는 대략 3000여명 정도.
/김인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