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마을 체험기

2009-08-13     보은신문

천천히 식사하고 요가하고 낮잠 자고…

낮 12시. 선마을 입촌 시간이다. 첫 프로그램은 점심식사다. 모래시계가 놓인 원탁, 야채를 막대기처럼 잘라 담은 접시가 첫 코스다. 파프리카와 오이 당근 방울토마토…. 설명이 이어진다. 야채를 먹고 나면 밥이 나온다고. 야채를 집자 모래시계를 뒤집는다. 소진시간은 30분. 적어도 30분, 천천히 먹으라는 메시지다. 15분쯤 후 식사가 나왔다. 불고기와 김치, 계란말이가 전부다.
선마을이 가르친 첫 번째 건강 습관. ‘식사는 천천히’다. 포만감은 식사 시작 후 최소 15분이 지나야 느껴진다. 그래서 천천히 먹어 과식을 막는다. ‘천천히’에 모든 것이 있다.
비만은 건강의 대표적인 적신호다. 그래서 비만 퇴치는 선마을 건강 프로그램의 핵심. 야채스틱은 비만 퇴치를 위한 건강 습관의 첫 단계다. 하지만 고역이었다. 생야채를, 더군다나 소스조차 없이 먹으니. 그런데 효과는 의외다. 15분 후 식사가 나왔건만 평소만큼 먹지 못했다. 포만감 때문이다. 여기가 전환점이다. 배고픔을 참는 고역 없이도 체중을 감량할 수 있다는 서광을 본 것이다. 오후 1시 반. 와식(臥式)명상 시간이다. 말 그대로 ‘누워서 하는 명상’인데 ‘요가 후 낮잠’이다. 장소는 대형 ‘유르트’의 실내. 유르트는 몽골인이 초원에서 집으로 쓰는 원형 텐트다.
에센스오일을 버너로 데워 풍기는 아로마 향이 은은한 유르트 실내. 따끈한 바닥에 앉아 명상음악을 들으며 배우는 요가가 즐겁다. 복식호흡까지 배운 뒤에는 나른해진 몸을 바닥에 누이고 그대로 단잠에 빠져든다. 선마을의 두 번째 건강 습관. ‘요가와 낮잠’이다.
오후 2시 이후 저녁식사(오후 6시)까지는 자유시간. 1박 2일 일정의 참가객에게는 고민의 시간이다. 할 것은 많고 시간은 짧아서다. 건물 곳곳에 책을 읽으며 차를 마실 수 있는 양지바른 아늑한 공간이 있다. 읽을 책이 가득한 도서실도 따로 있다.
잠시후 트레킹에 나섰다. 선마을을 감싼 뒷산의 능선을 따르는 데 자체 개발한 전용코스다. 스틱을 양손에 끼고 능선을 올랐다.
트레킹 후에는 스파를 찾았다. 인공탄산온천에 찜질 방을 갖췄다. 탄산천은 데운 지하수에 탄산가스를 짙게 녹인 것인데, 혈액순환에 큰 효과가 있다. 탕 속에 앉아 몸을 보니 작은 기포가 온몸을 코팅하듯 달라붙어 있다. 탄산천의 혈액순환 효과는 기포 속의 탄산가스가 피부로 스며들어 혈관을 자극해 일어난다.
이튿날 오전 7시. 해맞이 트레킹 시간이다. 안내자는 이곳의 운동처방사와 동행했다. 그와 함께 잣나무 숲을 통해 산자락에 올라 홍천의 산악을 비추며 떠오르는 붉은 아침 해를 맞는다. 그 햇살에는 대지의 기운이 담겨 있었다. 덕분에 머리는 맑아지고 몸에서는 기운이 솟았다. 오르내리며 그가 들려준 건강 강의. 트레킹이 건강에 얼마나 좋은지 알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