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축협, 성장 대 인물교체론 대결
“조합을 위해 3선 출마를 결심했다” 조규운
“8년이면 보여줄 건 다 보여주었다” 최광언
2009-08-13 김인호 기자
“2008년 전국 축산작목회 가운데 가장 우수한 활동을 한 조직으로 평가받아 지난 4월 ‘농협중앙회 협동조직 대상’을 수상했다. 충북지역 한우작목회로선 최초의 수상이다.”(황토조랑우랑한우작목회장 최광언 )
“전국 축협 중 우수축산물 생산과 유통부분에서 두드러진 활약으로 지난 3월 ‘2008년 축산육성 대상’을 차지해 무이자 자금 5억원과 직원 해외연수의 특전기회를 얻었다.”(보은축협조합장 조규운)
보은축협 조규운 조합장의 3선 도전에 속리산황토 조랑우랑작목회 최광언 전 회장이 저지 선봉장을 맡았다.
조 조합장은 그동안 공들여 쌓은 업적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고 최 전 조랑우랑작목회 회장은 조합원 심판으로 연속 두 번 무혈입성만큼은 저지해보겠다는 심산이다.
오는 10월 27일 실시되는 보은축협 조합장 선거는 이변이 없는 한 이 둘의 맞대결이 예상된다. 지난 4월 보은군선관위가 주최한 선거법 교육에는 조규운 조합장과 최광언 보은축협 전 이사가 교육을 이수했다.
구희선 조랑우항 부회장도 출마가 거론되었지만 중도에 하차한 것으로 알려졌다. 축협의 한 조합원은 “조 조합장의 3선 저지를 위해 조랑우랑 작목회 부회장인 구희선씨가 출마를 포기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조합장 선거는 조 조합장의 화려한 업적이 두각을 나타내는 대신 3선이란 핸디캡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승패의 관건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조 조합장은 지난 2005년 단독 입후보해 재선에 성공했다.
한 조합원은 “이 당시 어려운 조합을 살리고 개인의 역량을 마음껏 펼쳐보라는 의미에서 조 조합장을 무투표 당선시켰는데 한 번 더 조합장을 해보겠다는 것은 욕심으로 비쳐질 수 있다”고 말했다.
보은축협은 지난해 구매사업 부분에서 배합사료 등의 공급으로 100억을 초과하는 매출을 올렸다. 조랑우랑 인터넷 판매 및 택배사업 등 축산물 판매사업으로도 15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등 200%에 가까운 실적을 냈다. 신용사업도 37억원이 증가했다.
조 조합장은 “2001년 취임당시 3억300만원 적자로 이사회를 여는 것조차 농협중앙회 눈치를 볼 정도로 부실했던 축협을 작년 결산에선 순이익 4억3000만원 올리는 등 도약할 있는 기반을 다졌다”며 “충북지역 축협 가운데 가장 견실한 축협으로 거듭났다”고 자부했다.
조 조합장은 “출마를 결심하기까지 많은 고심을 했다”며 “나 자신을 위해서 두 번 조합장을 했다면 세 번째 조합장은 순수 조합을 위한 일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최광언 전 조랑우랑 회장은 “조 조합장은 임기 8년 동안 보여줄 건 다 보여줬지만 조합원들의 욕구충족을 채워주지 못했고 신뢰도도 약하다”며 “다시 조합장직에 연연하는 것은 과욕”이라고 응수했다.
◇전국 최우수 축협을 지향하는 조규운 조합장
조규운(보은읍 · 54) 조합장은 올 초 140여개의 축협조합장 중에서 선출하는 (주)농협사료 초대 감사위원장에 이사 만장일치로 선출됐다. 비상근직의 조 위원장은 앞으로 2년간 자본금 700여억원, 매출액 7200억원, 전국 9개 사료공장을 보유한 농협사료 감사위원장으로 관리 감독권을 갖고 활약한다.
조 조합장은 또 농협 전국 한우개량조합협의회장과 전국브랜드경영체 운영위원도 역임하고 있다. 오는 8월19일 협의회장을 새로 선출하는 한우개량조합협의회장 연임에도 대비하고 있다.
조 조합장은 작년 말 건강이상으로 수술대에도 올랐으나 최근 술과 담배를 사양하고 운동으로 체력을 다지고 있다.
◇귀농에서 한우농가로 우뚝 선 최광언
충북 한우 고급육생산 연구회 회장을 역임한 최광언(마로면 · 54)씨는 포항전문대 금속공학과를 졸업하고 포항제철 기술연구소에서 13년간 기술원으로 근무했다. 하지만 번듯한 직장과 안정된 연봉 등 화려한 도시의 삶을 뿌리치고 1992년 귀농을 단행했다.
이후 한우사육에 발을 담근 그는 94년에는 ‘마로한우회’ 설립에 산파역을 담당했다. 2001년엔 충북 최고의 한우를 생산해 최고 경매가 기록도 갖고 있으며, 올해 출범한 농업법인 (주)속리산유통 발기법인으로 창립총회 임시 의장을 맡기도 했다.
조 전 회장은 “경제사업이 손익을 내기 힘들뿐 아니라 까다롭고 어려워 선출직 조합장들이 신용사업에 치중한다”며 “조합의 자생력을 위해 사업방향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인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