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도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

2009-05-15     보은신문
마로면 갈평리 大山에 오르면 350년전에 낙향한 병산 김수기(金守起)의 묘와 영호지묘(靈虎之墓)가 있다.
병산은 아버지의 3년 시묘살이를 한 효자이다. 호랑이가 이를 알고 밤마다 나타나 3년간 같이 지켜주었다고 한다.
시묘살이가 끝날 무렵 호랑이는 상주의 옷을 물고 어디로 가고 싶어하는 시늉을 보인다. 그를 따라 간 곳이 마을에서 30분 정도 소요되는 大山 괘등혈(掛燈穴)에 땅을 파는 시늉을 하여 놓고 다시 능선을 넘어 그 자리에서 호랑이는 수를 다해 죽었다고 한다.
호랑이는 죽은 곳에 묻어주고, 병산 김수기는 후에 호랑이가 잡아준 곳에 뭍혀 지금에 이른다 .
조상들은 호랑이를 산신령(山神靈)으로 여기고 있지만 죽어서도 그 이름을 남긴 교훈은 짐승만도 못한 인간들에게 가르침을 던져주고 있다.
/구장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