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레는 봄, 농사철이 찾아왔다
빠르게 다가온 봄처럼 바빠진 우리 농촌의 일손
또 다시 봄이 우리를 찾아왔다.
햇볕은 봄볕이지만 아직은 아침, 저녁으로 쌀쌀한 찬 바람이 옷깃을 파고들며 겨울 맛을 잊지 못하게 한다.
냇가에는 버들잎이 푸른 잎으로 제 몸을 자랑하고, 도로가의 살구꽃봉오리는 봉곳봉곳 봄 준비에 가슴이 부풀고 있다.
봄이 오면 제일먼저 봄을 알리는 산수화, 개나리꽃이 노란 옷을 곱게 단장하고 봄이 오는 길목에서 봄을 맞이한다.
살래살래, 방실방실 웃으며 아양을 떤다.
마을회관 방에 들어앉아 화투를 치던 할머니들의 가슴에도 봄은 찾아 왔다.
논둑, 밭둑에 앉아 봄나물을 뜯으며 옛 추억을 생각한다.
“옛날에는 쑥 장을 끓여 먹으면 그렇게 맛이 있었는데. 그 맛이 나는지 오늘도 한 번 끓여 먹어 봐야지.”
“젊었을 때, 치아가 성했을 때는 벌금 다지(사전에 오른 이름은 벼룩이 자리로 봄나물의 하나. 쌈을 싸 먹으면 맛이 좋고, 무와 함께 식초 등을 뿌려 무쳐 먹어도 좋다)를 쌈 싸먹으면 그렇게 맛이 있었는데, 옛날 그 맛이 나는지 오늘 한 번 싸 먹어 볼 거야.”
농사철은 농사철인가 보다.
논가는 사람, 밭가는 사람, 밭에 퇴비 내는 사람, 겨우내 따뜻한 방에서 지낸 아주머니들은 흰 얼굴이 햇빛에 탈까봐 넓은 모자에 수건까지 둘러쓰고 남편을 따라 들에서 일하느라 정신을 못 차리게 바쁘다.
가정 살림하랴, 과수원일 하랴, 삼밭일 하랴.
무슨 일을 먼저 해야 할지 정신이 없다.
지금 세상은 남자일, 여자일 가릴 것이 없이 다 같이 해야 하는 세상이다.
빠르게 다가온 봄처럼, 우리 농촌의 일손도 바빠지고 있다.
조순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