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 : 정월대보름, 옛 추억속으로

2009-02-13     보은신문

각 지역마다 풍습은 다르지만 정월 대보름은 우리나라 사람 들에게는 아주 특별한 명절 중의 하나이다.

정월 초하루를 시작으로 정월 대보름까지를 명절로 여겼으며, 정월 대보름이 정월명절의 절정을 이루었다고 생각된다.

정월 열나흗날에는 오곡밥을 해먹고 연중 달이 가장 크다는 정월 대보름날 아침에는 부럼을 깨물고 귀밝이술을 마시기도 했다. 이는 딱딱한 견과류를 깨물어서 이를 튼튼하게 하고 약이 귀하던 시절에 한 해 동안 몸에 부스럼(종기)이 나지 않기를 바라고, 귀밝이술은 많이 듣고 남들보다 정보에 뒤지지 말라는 뜻이 아니었나 생각 된다.

같은 또래들 끼리 몰려다니며 더위를 파는 것도 정월대보름 날만 볼 수 있는 풍경 이었다. 달이 떠오르는 모습이 잘 보이는 뒷산에 올라서 떠오르는 달을 보며 한 해 동안의 소원을 빌기도 했다.

그중 가장 재미있는 것은 논두렁이나 밭두렁에 불을 피워 쥐를 쫓고 곡식에 해로운 해충을 없애는 쥐불놀이였다.

엄마가 깨끗이 빨아서 입고나간 옷 신발 손 얼굴 심지어 머리카락까지 그을리며 밤새는 줄 몰랐던 일 들이 기억난다.

지금은 산불위험 및 식물에 이로운 해충 까지도 죽인다는 이유로 금지되고 있고, 시골에 사람들이 별로 없어서 모두가 지난 추억이 되어버렸다.

각 지방자치단체 및 기관단체 등에서 윷놀이 등 정월대보름 행사를 하고 있지만, 예전의 정겹고 다양한 모습들은 볼 수가 없다.

잊혀 가는 옛 추억들이 새삼 그립다.

달이 뜰 무렵 ‘혹시나 달맞이 하려 나온 사람이 있으려나?’ 생각하고 대문 밖을 나갔으나 사람들은 인기척도 없고 적막감만 감돈다.

흘러가는 구름을 피해 감나무 가지 사이로 얼굴을 내민 보름달을 보고 소원을 빌어본다. 금년 한 해 동안 내가는 사람들 모두 몸 건강하고 운수도 대통 하라고…….
전석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