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도 군 입맛대로… 

군, 대추축제와 함께 하자며 정월대보름 민속소싸움 행사 취소 요구
투우협회, 예정대로 6월에 한우축제 및 민속 소싸움대회 진행할 것

2009-02-13     류영우 기자

군이 민간단체가 추진하는 행사 중단을 요구해 물의를 빚고 있다.

전국민속소싸움협회 보은군지부(지부장 조위필, 이하 투우협회)는 지난 6일, 정월대보름을 맞아 군민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6월에 개최될 한우축제 홍보를 위해 보은읍 이평리에 위치한 공터에서 소싸움 시범경기를 추진했다.

하지만 구영수 농축산과장을 비롯한 군 공무원들은 5일, 투우협회를 방문해 “대추축제와 민속 소싸움대회를 함께 추진해야 한다”며 소싸움 시범경기 취소를 요구했다.

구영수 과장은 “군에서는 대추축제와 민속 소싸움 대회를 함께 개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투우협회는 6월 단독 개최를 고집하고 있다”라며 “이번 시범경기도 6월에 추진하고 있는 민속 소싸움대회를 홍보하는 성격이 짙어 하지 않았으면 좋을 것 같아 막았다”라고 말했다.

이 같은 군의 노력(?)에 당초 12농가가 참여하려고 했던 정월대보름 민속 소싸움 시범경기는 5농가 11마리의 싸움소만이 출전해 경기가 치러졌다.

순순한 민간단체의 행사마저도 군이 나서 중단을 요구한 것에 대해 투우협회는 ‘도를 넘어선 행정권력 남용’이라며 비난하고 나섰다.

조우진 투우협회 사무국장은 “민속 소싸움대회는 이미 보은 한우축제에서 보은군 한우협회와 투우협회가 3, 4회 운영을 하며 크게 부각이 된 상태”라며 “민간단체에서 추진해 이미 성공해 자리 잡은 행사를 대추축제와 함께 치르자고 요구하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얘기”라고 말했다.

또 “정월대보름을 맞아 군민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추진한 소싸움 시범경기를 군이 막으려고 한 것도 6월에 있을 보은 한우축제행사시 열리는 민속 소싸움대회를 원천봉쇄하기 위한 것”이라며 “민간단체에서 추진하는 행사를 군의 입맛대로 하려고 하는 것은 도를 넘어서 행정 권력을 남용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와 함께 6월에 있을 한우축제 및 민속 소싸움대회를 계획대로 진행할 뜻을 분명히 했다.

조위필 투우협회장은 “보은 한우축제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보은 한우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곳에서 행사가 치러져야 할 것”이라며 “또한 모든 축제가 지역경제에 도움을 주어야 하는 상황에서 시내 상권 활성화를 위해서도 사람들이 찾기 쉬운 장소에서 행사가 치러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회장은 또 “이런 이유로 임한리 대추축제 현장에서의 민속 소싸움대회 개최는 없을 것”이라며 “다음주 중에 구체적인 일정을 잡아 6월 행사 계획을 마무리 지을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