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85년을 함께 해 온 동갑내기예요”
최진의·김상덕(25년생, 마로면 수문리)
2009-01-02 류영우 기자
마로면 수문리 마을 총회가 열리던 지난 31일. 회관 한 쪽에서 다정하게 술잔을 기울이고 있는 두 어르신이 눈에 들어온다.
바로 올해 85세의 소띠 동갑 친구인 최진의(사진 오른쪽)씨와 김상덕(사진 왼쪽)씨다.
“마로면에 25년 소띠 생 계원이 모두 19명이 있었는데, 이제는 4명밖에 남지 않았어요. 그 중 우리 두 명이 한 마을에 살고 있고요. 초등학교도 같이 다니면서 85년을 함께 했으니 가족보다 더 가까운 사이죠. 85년을 함께 해 온 친구에게 못할 말이 뭐 있겠어요.”
일곱 번째 소띠 해를 맞는 소망을 듣고 싶다고 말을 건네자 살아온 인생만 후회 될 뿐 이제는 어떻게 죽느냐를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가족과 마을주민 모두가 올 한 해는 모두가 건강하고 평안했으면 좋겠다는 새해 소망을 얘기한 두 어르신은 세상에 대한 열정을 아직 놓지 않은 듯 여야가 대치하고 있는 우리 국회의 현실이 안타깝고, 야박해져만 가는 세상 인심도 걱정스럽다고 했다.
“옛날 보릿고개가 있던 시절에도 이렇지는 않았어요. 아무리 못살아도 담 너머로 음식이 오갔던 시절이 있었지요. 이제는 세상이 정말 척박하게 돌아가는 느낌입니다. 새마을 사업을 했던 그 시절, 40일까지 인력을 동원해 본 적도 있어요. 지금 40일 동안 마을을 위해 봉사 좀 해달라고 했을 때 해 줄 사람이 얼마나 되겠어요.”
어려운 난국을 헤쳐나가기 위한 국회의원들의 노력이 필요하고, 또 자기를 희생하는 모습도 지역사회에서는 반드시 필요하다는 말로 새해 소망을 대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