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농민들 좀 돌아보세요!”

정말 농사 짓기 힘들었던 한 해, 유난히 가물었고 농자재 가격도 높아 

2008-12-12     보은신문

올해는 정말, 농사를 짓기 힘들었습니다. 유난히 가물었고, 농자재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라갔습니다.
고추 한 단을 농사지어 200만원의 수입을 거뒀지만 기름 값이 50만원이 들어갔고, 비료 값과 농약 값, 비닐 값, 트랙터 값 등을 다 계산했더니 품값도 안 됩니다.

올해 농사를 지은 수확량을 돈으로 환산해 보니 세 식구 먹을 쌀 값 정도만 남았습니다.
벌써부터 내년 농사를 지을 걱정이 태산입니다.

겨울 가뭄은 계속돼 곳곳에서 저수지 물이 줄어가고 있습니다.
이렇게 힘들게 농사를 짓는 농민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쌀 직불금을 자기 주머니를 채우느라고 정신없는 공무원님들.

행정 좀 똑바로 하세요.
우리가 농사짓는 배추 한 포기에 300원, 무 한 개에 백원 밖에 하지 않지만, 만원이 넘는 비료로 배추와 무를 가꾸고 있습니다. 그나마 배추는 사가지도 않아 밭에서 꽁꽁 얼은 채 남아 있습니다.
소고기는 한 근에 1만5천원인데, 젖소 송아지 한 마리가 3만원이라 하면 이게 말이 됩니까?
한우 송아지도 이제는 백만원을 채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농사를 지은 쌀 값은 40kg에 8만원 하고, 개 사료 한 짝도 8만원입니다.

우리 농민들은 이렇게 힘들게 살아가고 있는데, 시골 함석지붕 집의 세금이 스레트지붕을 한 집보다 더 많이 받는 이유는 뭘까요?

세금 받아가는 행정은 똑 바르게 하고, 농민들에게 쌀 직불금을 한 푼이라도 덜 주려고 하는 공무원님들은 제발 뒤 좀 돌아보세요.

농사진 들녘을 바라보세요.
비싼 비료를 주어서 가꿔 놓은 무, 배추가 그대로 얼고 있습니다.
임재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