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옥 할머니의 ‘멋진 삶’

자녀들로부터 효도받고, 마을주민들로부터 환영받는 아름다운 인생

2008-10-24     보은신문

김순옥(85) 할머니는 보은읍 종곡리 종산 밑에 아늑하고 볕 좋은 집에 담장도 없이, 오가는 사람이 다 보이고, 누구든지 찾기 쉬운 곳에 살고 있다.

할머니는 비록 배운 것은 많지 않지만 총기가 좋아서 노래를 한 번 들으면 다 외울 수 있다. 지금도 옛 노래들을 자주 부르는 것을 봐도 알 수 있다.

인정이 많고, 정이 많은 김순옥 할머니는 4남3녀를 두었는데, 아들과 딸들도 할머니의 총기를 닮아 사회에서 성실하게 살아가고 있다.

남편을 먼저 보내고, 85세라는 적지 않은 나이 때문에 아들이 모시려고 해도 “고향에서 집을 지키고 사는 것이 좋다”라며 혼자지만 멋지고 아름답게 살아가고 있다.

일제강점기때, 농촌에 사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고생 한 번 안해본 사람이 없겠지만 김순옥 할머니는 나무를 해서 보은장에 나가 팔고, 솔방울을 주워다 팔고 해서 7남매의 연필값, 학습장 값을 벌었다.

부지런히 일해 아들, 딸 뒷바라지를 한 할머니는 “초년 고생은 은을 주고 산다”는 옛 속담을 예로 들기도 한다.

7남매의 자녀 중 둘째 딸은 직장생활을 하느라 37세에 시집을 갔다. 늦게 시집을 가서인지 할머니에게 1천200평의 땅까지 사주고 시집을 간 것이다.

늦게 시집을 갔지만 바로 애기가 생겨, 지금은 남매를 두고 있으며 10여년 동안 서울에서 동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큰 아들인 김홍궐씨는 아침과 저녁에 하루 두 번씩 어머니에게 항상 전화를 한다.
어머니의 소식이 항상 궁금하다며 경로당에 있는 마을 어르신들에게도 전화해 “우리집에 많이들 놀러 오세요”라는 당부의 말도 잊지 않는다.
그래서 김순옥 할머니의 집에는 마실 나온 할머니들도 항상 가득찬다.

자녀들이 사다 놓은 과일과 음료는 절대로 혼자 먹지 않고, 마실나온 할머니들과 나눠 먹는다. 또 85세의 연세에도 불구하고 마을주민들이 찾아오면 부침도 준비해 놓는다.
자녀들로부터 효도 받고, 마을주민들로부터 환영받는 김순옥 할머니는 오늘도 멋지고 아름다운 삶을 살아가고 있다.
이흥섭 기자